국내 전기차 인프라·판매망 확대가 관건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한국법인을 설립했다. 그동안 소문으로 무성하던 테슬라의 한국 진출이 사실상 확정됐다. 1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13일 '테슬라코리아 유한회사(Tesla Korea Limited)'라는 이름의 국내 법인 등록을 마쳤다.
다만 법인설립과 동시에 테슬라가 전기차를 팔지는 않는다. 테슬라가 장기적으로 모델X 등을 들여오겠지만 전기차 판매망을 단기간에 갖추기는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공동대표 이사는 테슬라 본사에서 이사 겸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토드 앤드류 마론(37)과 수잔 진 레포(48) 2명이다. 자본금 총액은 1억원이며 사무실은 서울 강남로 테헤란로 선릉역 인근 빌딩이다.
테슬라의 한국 진출은 예고됐다. 테슬라는 지난 7월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과 일본 시장 판매를 담당할 부사장 채용 공고를 올렸다.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 JB 스트로벨은 지난달 18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에너지대전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구체적인 시기를 말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한국 시장에 반드시 진출할 것"이라 말했다.
테슬라 전기차가 국내 도로를 달리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다.
국내 전기차 시장 대표 차량인 기아차 ‘쏘울EV’ 국내 월간 판매량은 100~200대 수준에 그친다. 테슬라의 올해 10월까지 미국시장 누적판매량(1만8900대)과 비교하면 걸음마단계다.
전기차 충전스테이션 등 인프라가 부족한 것도 발목을 잡는다. 여기에 현대·기아차 등 국내 토종완성차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한 판매망을 갖추는 것 역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법인설립을 판매시작단계로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석이다. 업계는 테슬라 양산형 전기차 ‘모델X’ 출시시기와 국내 전기차 인프라 확충시기가 맞물리는 2017년이 판매 적기라고 진단한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협회장은 “국내 전기차 시장은 가격적 한계와 충전 인프라 부족이 문제다. 전기차 소유자의 인센티브 정책도 약한 편”이라며 “테슬라가 일반 보급형 전기차인 모델X 등을 내년 2016년 후반기로 당겼다는 얘기도 나온다. 결국 시기적으로 판단하면 내후년인 2017년이 전기차 시대를 앞당기는 ‘빅뱅의 한해’가 되지 않을 까 예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