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성과제 도입도 쟁점…노조 반발
KB국민은행이 노동조합과 가진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 승진 못한 직원의 기본급을 동결하는 제도를 전직원으로 확대하자고 요구했다.
17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사측은 임단협에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페이밴드)'와 개인 성과평가제 실시를 요구했다. 이에 KB국민은행 노조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페이밴드는 정해진 기간 승격(승진) 못할 경우 기본급을 동결하는 제도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입사한 직원부터 페이밴드를 적용했다. 이를 모든 직원들로 확대하자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승진 못했다고 기본급을 동결하는 것은 호봉제 폐지를 위한 전 단계다"며 "이 제도가 시행되면 기본급을 중심으로 한 퇴직금에도 영향을 미치고 승진 못한 직원은 퇴직 압박을 받게 된다.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KB은행은 임단협에서 성과평가 시 기존 팀별 평가에서 개인 평가로 바꾸자고도 요구했다. 직무급에 차등을 둬 어려운 업무를 수행한 직원의 성과금을 우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KB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현장 영업점의 은행 직원들 업무는 주로 집단적으로 성과를 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펀드를 팔 때도 옆 직원과 협업해 성과를 내기도 한다"며 "이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밴드와 개인성과제를 도입하면 여기에서 뒤떨어진 직원들은 희망퇴직 시 내부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사측 협상자가 임단협에서 당국이 주도하는 개인 성과주의를 우리만 하지 않을 순 없다고 하더라. 사측도 (금융 당국으로 부터) 압박을 받는 것 같다. 정부와 금융 당국이 시중은행 임금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