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주장 중소기업 모비아트, 네이버라인 상대로 소송 준비 마무리
네이버 계열사 ‘네이버 라인’이 한 영세 게임제작사와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게임제작사 모비아트의 장태관 대표는 10일 기자에게 "공소시효가 남아 있고 소송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어 네이버 라인을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일본 소송은 거의 준비를 마쳤고 주변 분들 조언을 들으며 한국에서도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대표는 게임 기술탈취 여부를 놓고 네이버 라인과 꾸준히 입씨름을 벌여왔다. 장 대표에 따르면 2013년 4월 영세 게임제작사 모비아트는 자사 모바일게임 ‘쉐이큰팝콘’ 서비스 제휴를 네이버 라인에 제안했다. 모비아트는 네이버 라인의 요청에 따라 기획서, 제안서 요약본, 실제 게임 플레이 동영상 등을 전달했다. 2013년 6월 네이버 라인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제휴를 거절했다고 한다.
8개월 후 네이버 라인은 모비아트의 쉐이큰 팝콘과 유사하다고 판단되는 ‘디즈니쯔무쯔무’를 일본에서 출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장 대표는 단말기 상단에서 블록 퍼즐이 불규칙하게 떨어지고 흔들림에 따라 블록이 움직이는 등 두 게임의 진행방식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장태관 대표는 “네이버 라인에 문제를 제기했을 때 네이버 라인이 화해를 시도했으나 몇 차례 합의 의사를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 라인은 모비아트가 제안하기 이전부터 유사한 게임 기획이 진행되고 있었다고 주장하며 게임복제 및 정보유용에 대해 부인했다. 네이버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일단 소송을 제기하면 일본에 있는 라인 측이 법적 대응해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릴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기술기업 업계에선 모비아트 같은 사례가 끊이질 않고 있다. 보안 솔루션 업체 비이소프트와 우리은행, 제조업체 테크마레와 현대중공업 역시 비슷한 논란이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을지로위원회에 따르면 대기업이 계약 전 중소기업에 기술 샘플을 요구하고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중소기업의 기술만 쏙 빼가는 사례가 문제가 되고 있다. 계약 이전 단계에서 발생한 일이어서 중소기업은 법적으로 보상받을 방법이 없다.
이처럼 분쟁에 휘말리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제도적 보완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관계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장태관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특허청, 특허정보원, 콘텐츠진흥원 등 갈 수 있는 곳은 다 찾아갔지만 수사권이 없다는 등 서로 업무를 떠넘겨 결국 소송을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하도급법 역시 무용지물이다.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원칙적으로 수급사업자의 기술 자료를 요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하도급법은 거래계약이 체결된 이후 기술편취를 규율하기 때문에 계약 체결 이전 단계에서 발생하는 피해는 막을 수 없다.
대기업 기술탈취 문제를 지적해 온 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계약을 맺기 전,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단계부터 보호 받아야 한다”며 “최근 발의한 하도급법 개정안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