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자금 확보·선박인도로 RG 감소 기대

선대 축소가 예정된 STX조선해양 진해 쉽야드 / 사진=STX조선해양

 

STX조선해양에 4500억원 지원안이 가결됐다. STX조선해양은 향후 채권단 자율협약 상태로 사업구조 재편과 구조조정을 진행할 전망이다.

11일 KDB산업은행과 NH농협, 수출입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 채권은행들은 실무회의를 열고 STX조선해양에 45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에 지원하기로 한 4500억원은 기존 지원예정자금의 잔여금액이다. 손해배상용 등의 목적이었으나 용도를 변경해 건조자금으로 지원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이번 지원 금액은 채권단에서 기결의되었으나 미집행된 금액"이라며 "STX조선해양이 이미 수주한 선박을 건조하고 인도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은행들은 STX조선해양이 건조자금을 확보해 기존 수주선박을 인도하면 선수금환급보증(RG)이 사라져 채권단의 익스포져도 축소된다고 봤다. 따라서 지원예정자금 용도변경에도 내년도말 채권은행들의 STX조선해양 익스포져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은행 관계자는 "STX조선이 회생절차를 신청할 경우 건조중인 선박 69척의 선수금 환급으로 막대한 손실이 예상된다"며 "선박인도에 실패해 채권은행들이 일시에 손실처리하게 되는 것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STX조선해양이 지난 2013년 4월 자율협약 개시후 과거 누적된 부실을 대부분 해소한 것으로 봤다. 저가수주로 지목되던 기존 선박들은 대부분 인도하거나 계약취소하며 마무리됐다.

STX조선해양의 실적은 2013년 1조503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1년만에 손실액이 1조2000억원 가량 줄었다. 2014년 영업손실은 3039억원이다. 이어 올해 9월까지는 실적은 474억원 영업이익을 기록중이다.

문제는 자율협약 개시 시점에서의 예상과는 다르게 업황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채권단은 현재의 수익성 개선으로는 여전히 정상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세계 선박발주량은 2013년 예상과는 달리 57.8% 급감했다. STX조선해양의 신규수주 목표치 달성률은 50% 수준에 머물고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진행한 기업가치 실사 결과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단은 사업 및 인적 구조조정, 수주합리화를 추진해 2017년부터는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시현할 수 있다고 봤다.

STX조선해양은 이번 채권단 지원 이후 자율협약 상태를 유지하며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블록공장 전환이 예정된 고성 쉽야드 / 사진=STX조선해양

 

우선 건조능력과 선종을 축소할 예정이다. 진해에 보유중인 선대를 5개에서 2개로 축소한다. 축소후에는 비교적 경쟁력이 높은 5~7만톤급 탱커선에 특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7만톤급 탱커선은 STX조선해양이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선종이다.

선종도 축소한다. STX조선해양은 영업이익 창출이 가능한 5~7만톤급 탱커선과 소형 가스운반선을 중심으로 신규수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조선사간 경쟁이 벌어졌던 해양플랜트와 중대형 컨테이너선, LNG선 등은 수주를 중단한다.

고성 쉽야드는 블록공장으로 전환해 대형조선사의 하청공장으로 활용한다. 시점은 이미 수주한 물량을 모두 인도하게 되는 2017년초로 예상하고 있다.

채권단은 인력 구조조정도 병행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2013년 자율협약 개시후 올해 10월말까지 864명의 인력을 내보냈다. 전체 인력의 약 24.4%다. 여기에 2016년말까지 추가적으로 930여명을 감축할 예정이다. 시점을 2016년을 잡은 것은 건조 물량이 가소하고 고성 야드를 분리 운영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임직원 임금은 내년부터 10% 삭감된다. 원가절감을 위해 복리후생비 지급은 중단할 예정이다. 노조와도 협의된 내용으로 STX조선해양 노조는 구조조정을 이행과 관련한 확약서를 지난 11월 30일 제출했다.

STX프랑스는 재매각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800억원 규모의 기타 비용업용 자산도 매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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