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에 못미친 IT‧중공업‧화학 등 업계 전반에 걸쳐 몸집 줄이기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임직원 승진 규모를 최소화 하는 등 매서운 칼바람으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은 4일 부사장 29명, 전무 68명, 상무 197명 등 총 294명에 달하는 201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353명)보다 59명이 줄었고 2009년(247명) 이후 최소 규모다.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경우 임원 승진자는 135명으로 지난해보다 18%가 줄었다.
이번 승진 인사에 앞서 이미 관계업계에서는 삼성을 떠나는 임원규모가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실적부진과 사업부문 통‧폐합에 따른 자리 조정이 불가피 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대에 못미친 실적과 일부 사업이 정리되면서 이번 삼성 인사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임원 승진인사에 이은 후속으로 일부 사업부문은 강화하고 지원부서는 통‧폐합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상황은 LG그룹도 비슷하다. LG그룹의 임원승진 대상은 122명으로 지난해(130명)보다 8명 줄었다. 삼성에 비하면 소폭 줄었지만 최근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인력 다운사이징은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나고 있다.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 중공업‧철강‧화학 등 업계에서 임원승진 축소와 규모 줄이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월 임원의 30% 줄였고 포스코도 경영쇄신의 일환으로 총 88개의 부장급 조직을 없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그룹 전체 임원(262명)의 31%(81명)을 줄였고 올초에는 사무직 직원 1000명을 감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사장단과 임원들의 보수도 반납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원인사를 단행한 주요 대기업들은 조만간 조직개편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물산의 경우 패션과 상사부문이 합쳐지고 건설과 리조트가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연말 승진 인사가 반영된 조직개편이 내년 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업계 전반에 걸쳐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