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위안화 직거래 비중 0.5%...정부 목표 20%와 큰 차이

 

서울 원·위안 직거래시장이 12월1일 개설 1년을 맞이한다. 직거래시장 개설 후 원·​위안 현물환시장 일평균 거래량은 지난해 54억3000만위안(8억8000만 달러)에서 꾸준히 증가해 올해 5월과 6월은 200억위안(30억 달러)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원·​위안 직거래 시장의 성장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출 총액에서 중국이 약 25%(2354억 달러)를 차지하고 있으며 무역 규모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 8.2%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중 양국간 자본거래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도 긍정적 요소다. 국내로 유입된 중국의 증권투자자금 잔액은 2008년 2억9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23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원·​위안 직거래시장은 한·​중 무역 및 자본거래 확대, 위안화 유동성 공급, 직거래 수요 창출 등을 위한 제도적 장치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는 우리 기업들이 기대만큼 많지 않은 것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3분기(7∼9월) 중국으로 수출한 우리 기업이 위안화로 대금을 받은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미 달러화 결제비중이 수출과 수입 모두 80% 이상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한‧중 무역거래를 원인거래로 하는 원·​위안 직거래는 일평균 8400만 달러로 2014년 중 우리나라 전체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 170억 달러의 0.5%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원·​위안 직거래시장을 개설할 때 우리 정부가 중장기적으로 목표했던 ‘20%’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오랜기간 달러로 무역대금을 결제했던 기업으로선 위안화보단 달러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위안화를 결제대금으로 쓰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선임연구위원은 “위안화의 무역결제 비중(1.3%)이 일정하다고 가정하면 원·​위안 일평균 직거래가 전체 현물환 거래의 1%가 되기 위해선 14년 정도가 요구되기 때문에 위안화 결제비중 확대가 우선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년간 중국정부가 위안화 국제화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자본자유화를 보다 적극 활용해 한‧중 양국간 자본거래가 큰 폭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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