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와 K뷰티로 중국소비재 시장 접수
유통업계 3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정부가 나서 내수진작을 꾀하고 있지만 효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국내 소비재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아래 유통 기업들은 중국으로 판로를 확대하고 나섰다. 중국의 유통·소비재 시장 상황과 트렌드,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전략 사례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편집자주]
중국이 세계 최대의 공장에서 소비시장으로 역사적인 변환기를 맞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국내 소비시장으로 성장의 한계를 절감하고 있는 국내 유통업체들은 바로 이웃이면서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인 중국을 사실상 유일한 구원의 동아줄로 여기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의 대표적인 유통 그룹들은 중국이 국내 내수시장의 유일한 대안으로 판단하고 경쟁적으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내수시장이 메르스여파와 고질적인 내수부진으로 더욱 위축되면서 중국시장의 매력이 갈수록 절박하게 다가오고 있다.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실적하락과 면세점 성장 둔화, 오픈마켓 경쟁 심화 등으로 국내 판로는 이미 포화상태라는 지적이다.
◇ 中, 소비재 시장의 성장
이러한 국내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중국 소비재 시장 규모는 꾸준히 커져가고 있다. 지난 2009년 이후 소비재 판매액은 10%이상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 GDP 성장에서 소비재 판매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47.7%에 이른다. 중국 GDP성장 기여도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60.6%다. 이는 3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소비재의 수입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전체 수입 시장에서 소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8%에 이른다. 2014년 중국 소비재 수입액은 1576억 달러다. 한화로 182조에 달하는 규모다. 2013년과 비교해 15.2% 늘어났다. 원료와 부속품 등 원자재와 중간재의 수요가 전년대비 15.5%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중국 소비재의 성장에는 산업구조의 전환기라는 시대적 상황이 맞물려 있다. 중국의 업태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옮아가고 있다. 또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던 고성장 시대에서 소비력이 커지고 성장세는 완만해지는 중저속 성장 시기에 접어들었다. 소비 증대와 함께 소비자가 일상생활에서 직접 사용하는 음식, 패션, 화장품, 가구등의 소비재 시장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 자동차·대용량 가전 → 식품·화장품, 한국브랜드 인기
중국의 소비재 수요는 식품·의약품·화장품·의류 등으로 집중되고 있다. 자동차와 대용량 가전제품 등의 상품군의 수입은 줄어드는 반면 의약품이나 화장품을 비롯한 가정용 식음료 제품군의 수입은 크게 증가했다. 자동차·가전제품등의 수입비중은 2007년 34.9%에서 2014년 20.4%까지 줄었다. 반면 가정식 식음료 제품은 같은 기간 7.3%에서 12.3%까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특히 K-푸드와 K-뷰티열풍으로 중국내 한국 소비재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가공식품의 경우 지난 해 2303억 달러 규모로 한국산 라면, 간식, 조미료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온오프라인 상에서 수입식품점포가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꾸준히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은 지난해 약 480억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매년 10%이상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도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화장품의 경우 젊은 여성 고객층을 넘어 목욕용품, 영유아용 제품, 남성용 제품까지 상품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났다”며 “소비재에서는 선진국 제품과 기술력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가격경쟁력도 있어 인기”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