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성공 사례가 기폭제 될 듯

 

저비용항공사(Low Cost Carrier·LCC)들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자금 조달을 통해 새로운 항공기 도입 등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이 6일 저비용항공사 최초로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제주항공은 공모주 청약률 448.5대 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그동안 상장을 저울질 하던 다른 저비용항공사도 상장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제주항공 성공 사례가 기폭제가 된 셈이다.

에어부산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기업 공개 주관사 선정 안건'을 심의했다. 신형 항공기 도입 등에 필요한 자금 확보를 위해선 기업공개가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에어부산은 지난해에도 기업공개를 시도했다. 하지만 부산시와 일부 주주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에어부산은 내년을 목표로 다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이스타항공도 기업공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공식적인 서면계약을 하진 않았지만 모 증권사와 상장을 위한 제안서를 주고받고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자본 잠식 상태로 상장요건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재무구조 개선이 이뤄지는 대로 상장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은 2017년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측은 “내후년 상장을 목표로 준비 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 한 것은 없다. 상장 자체가 목적이기 보단 상장을 위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저비용항공사들은 상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 한다. 일반적으로 저비용 항공 시장은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그만큼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태국 등 인기 노선은 한정적이고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더구나 내년 초 저비용항공사 에어서울이 본격적으로 비행기를 띄우면 한정된 시장 두고 벌이는 싸움은 더욱 격화 된다.

이러한 이유로 저비용항공사들은 항공기 도입, 노선 확대 등 양적 팽창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저비용항공사 이용자들은 브랜드 가치보다 가격이라는 요소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 저비용항공사들은 끊임없이 저가 경쟁을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항공기 대수를 늘리고 노선 확장이 필수다. 동남아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 세부퍼시픽 등은 비행기를 수백 대씩 운항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양적인 성장에는 막대한 비용이 든다.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이 필요한 이유다. 저가항공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에어버스 A321기종은 대당 1233억2100만원 가량이며 보잉 737-800ER은 1044억 9600만원에 달한다. 대부분 비행기를 빌려 쓰지만 이 역시 대부분 차입금으로 비용을 지불한다. 금리가 오르거나 환율이 불리하게 작용하면 이자 부담이 커진다.

제주항공의 경우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항공기 투자와 운항승무원 교육에 필요한 시스템에 투자한다. 단일 기종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2020년까지 보잉 737기종을 40대까지 늘려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서 중국 내 신규 노선권 확보에도 자금을 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저비용항공사 시장은 해외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아직 성장의 여지가 있다. 해외는 국제선 LCC 비중이 평균 30%에 달하지만 국내 LCC 국제선 점유율은 15.6%다”라며 “이러한 시장을 선점하고 또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뒷받침해야 하는데 상장은 이러한 방법 중 하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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