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 안에 금융이 들어오는 게 핀테크”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 / 사진=이준영 기자

“떡볶이 가게를 운영하는 영희 엄마는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해 지방에 있는 영희에게 등록금을 송금한다. 곧바로 스마트폰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다. 떡볶이 가게를 확대하기 위해 여러 명으로부터 돈을 빌릴 수 있는 P2P 투자 플랫폼을 통해 대출도 신청한다. 이것이 핀테크다. 내 손안에 금융이 들어가는 것이 핀테크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6일 <시사비즈>와 인터뷰에서 금융의 모바일화, 즉 언제 어디서나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핀테크라고 밝혔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가 대세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한 결제, 자산관리, 대출 등이 원활해 질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모바일을 이용한 소비의 영향력도 훨씬 커질 것이다. 핀테크는 금융 뿐 아니라 제조업과 유통업의 발전에도 기여한다. 해외직구와 삼성전자 스마트폰 결제서비스 삼성페이 등이 그 예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가 발달 하면 소비자의 금융 주권도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의 금융 서비스는 금융회사나 IT 기업이 소비자 필요를 자의적으로 파악해 IT 기업에 발주하는 형식이었다”며 “그러나 핀테크 발달로 핀테크 기업들이 금융 소비자와 직접 피드백 해 니즈를 파악한다. 이를 금융 서비스에 반영, 업그레이드해 나간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핀테크는 내 손안의 금융이기에 소비자는 자신의 필요에 금융 서비스를 맞추게 한다. 즉 소비자 주권이 향상한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금융 소비자의 유틸리티(효용)가 극대화하고  그만큼 금융 소비와 금융 시장도 커진다”고 덧붙였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 발달에 따른 금융회사와 직원들의 기능·고용 상실 가능성에 대해 연착륙 유도와 혁신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핀테크 발달로 금융사와 금융사 직원은 기능과 자리가 없어진다는 불안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대로 내버려두면 외국 기업이 국내 시장을 다 뺏어간다. 핀테크가 추세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사는 와해적 혁신, 상생적 혁신을 해야 한다.”

정 센터장은 “와해적 혁신으로 금융사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 즉 금융사들이 핀테크에 투자하도록 해야 한다”며 “금융사가 핀테크 기업과 제휴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핀테크 편의성을 통해 확보한 시간으로 소비자 니즈 파악에 주력할 수 있다. 그러면 시장이 더 커진다. 이게 연착륙이다. 금융사는 IT 기업에 투자도 할 수 있다. 서로 윈윈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핀테크를 통한 상생적 혁신에 대해 “금융사들은 서비스 모바일화로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 지금까지 다루지 않았던 새 시장을 만들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저신용 등급자는 기존 은행이 다루지 않았으나 이 부분도 생각할 수 있다. 기존 금융사들이 대출할 때 심사하던 개인의 재무 능력이 아닌 빅데이터를 통해 비재무적 요소를 고려할 수 있다. 그만큼 시장 잠재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핀테크지원센터가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정 센터장은 밝혔다.

그는 “핀테크지원센터는 핀테크 기업과 금융회사를 연결해준다. 금융사들과 유관기관은 핀테크 사업자에게 컨설팅, 멘토링을 해준다”며 “이 과정을 통해 금융사가 핀테크 업체를 지원하고 양 사가 매출 계약까지 맺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한국 핀테크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IT와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선진국이 한국보다 핀테크 산업을 조금 더 빨리 시작했지만 우리도 가능성이 있다. 핀테크는 핑거(손가락)텍이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디지털에 강하다. 한국의 경쟁력은 발전한 IT 산업과 콘텐츠다. 예컨대 핀테크로 중금리 시장을 만들어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수도 있다. 운 좋게 현재 전세계가 디지털화로 가고 있다. 금융이 우리가 강점이 있는 IT로 가는 것을 잘 이용해야 한다.”

정유신 센터장은 핀테크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금융업계, 금융 소비자의 역할을 주문했다. 특히 보안에 대한 인식 변화를 강조했다.

그는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유연한 정책이 필요하다. 보안 책임을 명확히 구분해 잘못한 이가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며 “정보 유출에 대해 단계적인 징계 규칙도 만들어야 보안 서비스가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모바일을 이용한 소비의 영향력이 점점 커질 것이다. 기업은 오픈 플랫폼을 가속화시켜서 다양한 핀테크 업체들이 혁신 서비스를 많이 출시하게 해야 한다”며 “금융 소비자들은 핀테크 업체에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 의견을 많이 밝혀 금융 주권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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