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나쁜 버릇 들어...더 엄격한 법으로 다스려야
일주일 새 BMW 엔진룸이 폭발하는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가운데, BMW는 화재 원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어 차주들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BMW가 유독 한국에서 무성의한 대책으로 방관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5일 오후 1시 35분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한 아파트 단지 앞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BMW 승용차 엔진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승용차 엔진룸이 전소돼 3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3일에도 오후 5시 40분쯤 자유로 방화대교 인근을 달리던 김모씨의 BMW 520d 승용차에 불이 나 차량이 전소했다.
당시 김씨는 "BMW 정비소에 타이밍 벨트 관련 장치에 대한 리콜을 맡겼고, 수리 직후 차량을 운전하다 화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BMW가 사고 원인 조사를 이유로 김씨에게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자, 김씨는 이에 항의해 서울 서초구에 있는 BMW 판매대리점 앞에 불에 탄 차량을 옮겨 놓고 시위를 벌였다.
3일 동안 주행 중 엔진룸 폭발이 2건이나 발생했지만 BMW는 명확한 원인 등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씨와 같은 이유로 리콜을 받은 520d 차주들은 행여 같은 화재 사고를 당할까 운행을 삼가고 있다.
2년 전 520d를 구매한 전민기씨는 “주행 중 엔진룸에 불이 붙은 사고가 2건이나 발생했는데 BMW 본사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은 게 없다”며 “미국이었다면 이렇게 했겠나 싶다. 차를 사기 전과 후의 태도가 너무 달라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관련법이 소비자보다 자동차 회사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보니 수입차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외국보다 안이한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입차들이 외국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수준 높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유독 한국에서만 안이하다”며 “국내 자동차회사로부터 나쁜 버릇을 배웠다. 관련법이 더 엄해지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