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메신저’에서 탈피 사업 확장 가속...현재의 강점 한계 왔다고 판단

네이버와 카카오를 대표하는 두 캐릭터 / 출처=카카오,네이버

대한민국 대표 온라인 플랫폼 기업 네이버와 카카오가 각자의 전공인 ‘검색’과 ‘메신저’ 이미지를 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업성 및 발전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강점이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민국 대표 검색엔진’ 네이버는 검색 활용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크다. 과거처럼 검색에 의존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는 내부적 판단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등장이 이런 움직임을 촉발시켰다.

네이버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 사용 증가로 인해 더 이상 검색에 의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끊임없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과거 인터넷 사용자들은 지도를 볼 때나 영화를 예매할 때 검색 플랫폼을 거쳤다. 네이버 검색창에 ‘영화’라고 입력한 후 관련 사이트에 들어가 예매했다. 하지만 이젠 영화를 예매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스마트폰에서 CGV,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련 앱을 통해 간편하게 예매한다. 쇼핑도 쿠팡, 옥션 등 쇼핑 앱을 다운받아 스마트폰으로 구매한다.

네이버에서 상품을 검색하면 네이버 쇼핑 카테고리에 각종 온라인 쇼핑몰 물건들이 올라온다. 쇼핑몰들은 네이버에 일종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주 무대가 바뀌면서 주요 인터넷 쇼핑몰들은 수수료 지급을 거부했다. 네이버 검색엔진의 위상이 과거와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네이버는 검색에 집중했던 역량을 분산 시켰다. 스타들이 실시간 방송을 하는 앱 ‘V’, 기업들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업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웍스모바일’ 등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메신저 사업 ‘라인’ 역시 네이버의 주요 관심사다. 국내 시장은 카카오가 선점했지만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 적극적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메신저에 힘을 쏟는 또 다른 이유는 메신저 게임의 수익성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최근 라인이 태국에서 모바일 시장 점유율 90%를 보이며 선전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분야가 게임이었다. 게임은 카카오의 주요 수익 사업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에 맞춰 조직도 개편했다. 조직을 ‘셀(Cell)’이라는 단위로 잘게 쪼갰다. 아예 따로 법인을 만들거나 사내 별도 조직을 구성하기도 했다. 웹툰의 경우 ‘CIC’라는 사내 독립기업 형태로 운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하루에도 앱이 몇 개씩 등장할 정도로 시장이 빨리 변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조직을 잘게 쪼개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택시 고급 버전인 ‘카카오택시 블랙’을 선보였다. 하나의 아이템이 성공하기 무섭게 곧바로 다음 아이템을 내놓는 식이다. 카카오택시와 카카오택시 블랙의 가장 큰 차이는 수익성이다. 기존 카카오 택시는 수수료 없이 운영돼 사실상 수익이 없었지만 카카오택시 블랙에서는 수익을 낼 수 있다.

카카오는 ‘메신저 기업’ 이미지를 벗고 ‘플랫폼 사업자’로 불리고 싶어 한다. 여러 가지 사업을 빠르게 내놓고 있는 이유다. CGV, 에잇세컨즈 등과 함께 캐릭터 상품을 내놓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서울 시내 3곳에서 팝업스토어 형태로 운영되던 카카오 프랜즈샵(카카오 캐릭터와 관련한 각종 생활용품을 파는 곳)은 최근 들어 빠르게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에선 강점에 안주하는 순간 위기”라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 곧 생존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예전엔 검색엔진을 놓고 다음과 네이버가 경쟁하는 등 싸울 전선이 명확했지만 이젠 사업을 확장하며 경쟁해야 할 대상과 전선이 엄청나게 넓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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