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대 고른 분포 보여…여성 임원 3명
‘서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52세 남성.’ 국내 최대 보험사이자 시가총액 12위 업체 삼성생명을 이끄는 임원의 전형이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있는 공시 자료에 기초해 삼성생명 임원진의 신상 정보를 조사한 뒤 나이, 출신 대학, 전공, 유학 여부 등 기준으로 구분·분류했다.
삼성생명 임원은 모두 68명이다. 이 중 여성 임원은 쟈넷 최 상무(CPC기획팀), 노차영 상무(기획실), 안재희김 상무(정보전략팀) 등 3명이다. 남성에 비해 적었지만 현대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 기업들에 비해선 그나마 많은 편이었다. 보험업은 소비자층이 여성이 많아 여성 친화적인 업종으로 여겨진다.
삼성생명 임원을 출신 대학별로 구분하면 서울대를 비롯한 ‘SKY(서울대·연세대·고려대)’가 강세를 보인다. 서울대 출신이 9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와 고려대, 성균관대가 나란히 4명이었다. 카이스트(3명), 동국대(3명), 충북대(3명)가 뒤를 이었고 나머지 학교 출신들은 한 명씩 고루 분포했다. .
외국에서 공부를 한 임원은 모두 21명으로 전체 인원 중 30%를 차지했다. 영국 한 곳(옥스퍼드)를 빼면 모두 미국 대학 출신이다. 시사비즈가 조사했던 다른 기업처럼 미국 대학 출신이 압도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이들은 주로 MBA 등 경영학을 전공했다.
보험업체답게 전공은 경영학(21명)과 경제학(12명)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전체 임원 중 절반가량이 경영학 혹은 경제학과 출신이다.
이 두 학과를 제외하면 법학 전공자가 7명으로 가장 많다. 보험업은 그 성격상 필연적으로 법적 이슈가 따라 붙는다. 행정학과 출신이 5명으로 그 뒤를 이었고 나머지는 무역학, 금융공학, 수학 등 이었다. 삼성전자 등 제조업 기업에 넘쳐나던 공대출신 임원은 삼성생명에선 찾아보기 힘들었다. 컴퓨터공학 전공 출신 1명이 공대 출신으로선 유일했다.
임원 중 41%인 28명이 석·박사 출신이었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보험업계 역시 회사에서 ‘별’을 달려면 학위가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졸 출신으로는 김기남 전무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용산공고를 졸업했고 ERP추진실장을 맡고 있다.
평균 나이는 52세였다. 임원들 나이가 평균치에 집중 분포했다. 최고령 이수빈 회장(76)을 제외하면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 초중반이다. 최연소 임원이라고 꼽을 수 있는 사람은 오화진 상무 등 48세 동갑내기 6명 정도였다. 삼성전자(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34)나 SK하이닉스(정현모 상무·40) 등과 대비된다. 업종 특성상 나이와 관계없이 뛰어난 연구개발 능력을 발휘하고 활용할 기회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소순영 생명보험협회 부장은 “파격적인 기술력이 이끌어가는 분야가 아니고 경험과 연공 서열이 중요하기 때문에 임원 나이대가 비슷하게 수렴하는 형태를 보인다”며 “이런 특징은 국내 보험사 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