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S&C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허술하게 조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두 새정치민주연합 위원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의 한화S&C ‘대규모 기업집단의 현황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기초해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조사가 보여지기 식 전시행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공정위가 한화S&C와 한화투자증권간 내부 거래를 조사했지만 거래 비중이 작아 조사의 실효성이 의심된다는 주장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 9월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 한화S&C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한 바있다. 하지만 공정위가 한화S&C와 한화투자증권 간 거래내역이 담긴 전산자료만 확보했다고 민병두 의원은 주장했다.
한화투자증권 내부거래 비중은 전체의 5.6%(121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한화그룹 계열사 37개와 내부거래 94.4%(2018억원)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한화투자증권의 전산자료를 요청한 적 없다. 한화 S&C와 한화투자증권 간 거래에 대한 질의응답만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추가 자료 요청도 일절 없었다”고 덧붙였다.
한화S&C와 100억원 이상 내부거래를 하는 계열사는 모두 9개다. 그중 한화투자증권과 거래 비중이 가장 적다.
규모별로 보면 ㈜한화건설 23.5%(503억원), 한화생명보험㈜ 14.9%(318억원), 한화첨단소재 ㈜ 9.9%(211억원), ㈜한화 8.5%(182억원), ㈜한화갤러리아 7.1%(318억원), 한화케미칼㈜ 6.9%(149억원), 한화손해보험㈜ 6.6%(141억원), 한화호탤앤드리조트㈜5.7%(122억원), 한화투자증권㈜5.6%(121억원)이다.
민병두 의원은 공정위가 나머지 37개 계열사과 거래내역이 담긴 전산자료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병두 의원은 “일감 몰아주기를 제대로 조사하려면 전체 계열사와 거래를 모두 조사해야 한다. 국정감사에서 의혹이 제기되자 공정위가 등 떠밀려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를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듯하다. 일을 대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진형 한화투자증권 사장은 시스템통합(SI)를 한화S&C에서 IBM으로 일부 전환했다. 이로써 한화투자증권은 내부거래 규모를 300억원에서 121억원으로 줄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