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임원은 설호지(39) 현대차 이사·박준범(44) 기아차 이사대우
대기업 임원이라하면 으레 SKY(서울·고려·연세대) 출신 해외 유학 경험 있는 50대 남성을 떠올린다. 국내 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기아차를 이끄는 임원들의 평균은 달랐다. 명문대 출신보다 지방대나 중위권 대학 출신이 다수였고 유학파도 상대적으로 적었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가 조사한 상장 법인 상위 10대 기업 임원에 대한 신상 조사 결과를 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임원은 각각 271명과 184명이었다. 평균 나이는 각각 54.2세와 53.5세였다. 최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100대 기업 임원 평균나이 53.5세와 거의 비슷하다.
정몽구(77) 회장은 양사 통틀어 최고령이었다. 최연소 임원은 설호지(39) 현대차 이사와 박준범(44) 기아차 이사대우였다. 설호지 이사는 성균관대 출신으로 베이징현대기차에서 브랜드전략을 수립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준범 이사대우는 미국 뉴욕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기아차 법무2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출신대학은 SKY에 편중되지 않고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현대차의 경우 영남권 대학 출신이 상대적으로 많다. 부산대 졸업자 31명으로 서울대(20명), 고려대(20명), 연세대(15명) 출신을 앞질렀다. 인하대(15명), 울산대(12명), 영남대(12명), 중앙대(11명), 한양대(10명)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해외 유학파는 모두 44명으로 전체 임원의 16.2%를 차지했다. 유학파 출신 대학 역시 다양했다. 공학으로 유명한 영국 크랜필드대학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미국과 독일 소재 대학 32곳 출신이 1~2명씩 이름을 올렸다.
기아차 임원 중에는 한양대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고려대(14명), 성균관대(14명), 연세대(8명), 서울대(7명), 인하대(7명) 등이 따랐다. 출신 대학은 33개로 다양했다.
유학파는 17명으로 전체 임원의 9.2%였다. 출신 대학별로는 뉴욕대 출신 3명을 제외하곤 미국, 독일, 프랑스, 대만 등에 위치한 대학 14곳이 각각 1명씩 임원을 배출했다. 앞서 조사한 삼성전자 임원 중 유학파 출신이 30%인 것과 비교하면 현대·기아차의 유학파 비중은 매우 낮은 편이다.
현대·기아차 임원 통계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여성 임원 비율이었다. 현대차의 경우 여성 임원은 2명밖에 없다. 그나마 기아차는 한 명도 없었다. 비율로는 각각 0.7%와 0%다. 자동차 업종에 유리천정이 매우 두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명화(50) 상무와 조미진(53) 상무가 현대차 임원 ‘홍이점(紅二點)’이다. 최 상무와 조 상무는 각각 버지니아공대 박사와 인디아니주립대 석사 출신으로 마케팅전략실자오가 리더십개발실장을 맡고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생산직이 압도적으로 많은) 자동차 업종 특성이 반영된 것일 뿐"이라며 "조선과 건설 업종도 여성 임원 찾기 힘든 건 마찬가지"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