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임원은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34)...서울대 출신 117명 최다

100명이 대기업에 입사하면 그 중 1명 만 임원이 된다. 임원이 되는 순간 봉급은 2~3배 오른다. 개인 집무실이 생기고 비서가 붙는다. 혜택과 동시에 어깨가 무거워진다. 임원의 ‘임’은 ‘맡을 임’자다. 독립적으로 임무를 맡아 수행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임원 한 명 한 명이 각각 그 회사 사업 단위의 얼굴이다. 시사저널 경제매체 시사비즈는 대한민국 10대 기업의 임원 명단을 수집해 학력·나이 등 지표로 분류하고 분석했다. [편집자주]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 참조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 대학 석사 혹은 박사 학위를 취득한 50세 남성 엔지니어’

삼성전자 임원은 1196명(등기 9명+미등기 1187명)이다. 이들은 매출 200조원·영업이익 25조원의 거대 기업 구석구석에 퍼져 각자 맡은 업무를 하나의 사업 단위로서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삼성전자 임원 평균 나이는 50.6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7)보다 3살 가량 많다. 최근 기업분석 전문 업체 한국CXO연구소가 조사한 국내 100대 기업 임원 평균나이 53.5세보다는 3살 어리다.

최연소 임원은 프라나브 미스트리 상무(34)다. 세계 최고의 가상현실 기술력을 지녔다고 평가 받는 인도 출신 천재 과학자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박사 출신이며 삼성 기어S2 UX(사용자경험) 기술을 구현한 싱크탱크팀을 이끌었다. 나이는 가장 어리지만 삼성전자 기술 경쟁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임원 중 최고령은 1942년생 이건희 회장이다. 이 회장이 지난해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이재용 부회장 체제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삼성전자 임원 30%는 외국에서 유학생활했다. 미국이 250명(77%)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일본(6.5%), 영국(4.3%), 중국(2.1%), 프랑스(1.54%) 순으로 나타났다. 그 외 캐나다, 네덜란드, 핀란드 등 국가도 있지만 미미했다.

대학별로 보면 미국 스탠포드대(11명), 일리노이대학-어버나 샴페인(10명), 조지아공대(9명), 미시간대(8명), 오스틴텍사스대학(8명) 순이었다. 모두 공대 명문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MBA 출신도 있지만 대부분 공학을 전공했다.

국내 대학 출신 중에선 서울대 졸업자가 전체 임원 중 약 10%인 117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로 한국과학기술원(94명), 연세대(80명), 성균관대(65명), 한양대(63명), 고려대(59명) 순이었다. 외국 대학과 마찬가지로 공대 출신이 많았다. 정보기술(IT) 기업인만큼 공대 출신이 주류를 이뤘다.

지방소재 대학 중에선 경북대 출신이 55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미 등 경북지역에 대규모 생산 공장이 있기때문으로 풀이된다. 경북대는 전자공학 부문 특성화 대학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임원 중 석·박사 출신인 619명(석사 343명, 박사 276명)이다. 임원 2명 중 1명이 석사 이상 학력 소유자로 가방끈이 긴 편이다. 연구 개발을 중시 여기는 사내 풍토가 만들어 낸 수치다.

반면 임원 중 유일하게 고졸신화를 쓰고 있는 인물도 있다. 글로벌기술센터 제조혁신팀장을 맡고 있는 남정현 상무대우는 천안공고 출신이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50여개 국내 대학을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와 KAIST, 성균관대, 한양대 등 6개 학교 출신이 전체 인원의 40%에 달한다. 출신학교와 임원 승진은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1100명을 넘는 삼성전자 임원 중 여성은 39명 뿐 이다. 공대 출신이 대다수라는 업계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남성 위주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해결해야할 과제로 꼽힌다.

문형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대기업에서 여성 임원은 관련 연구를 하지 못할 정도로 비율이 적은 편”이라며 “여성 특유의 장점이 조직에서 발현하려면 여성의 임원이 일정 비율 이상 돼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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