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은 번 돈보다 더 많이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기업은 지난해 영업이익의 1.32배를 투자했다. 지난 6년 간 누적 영업이익 대비 투자액의 비율은 1.26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일 발표한 ‘우리나라 상장기업 매출액·영업이익·투자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약 1300개 기업들은 지난해 영업이익 99조2000억원을 거두고 131조30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금액엔 유·무형·리스자산이 포함됐다.
지난 6년간 상장사 영업이익 대비 투자 비율은 2009년(128%), 2010년(107%), 2011년(131%), 2012년(134%), 2013년(125%), 2014년(132%)이다. 2012년 영업이익 대비 투자 비율이 가장 컸다. 2014년이 그 뒤를 이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 6년간 2010년이 7.0%로 가장 높았다.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은 2011년이 8.0%로 가장 높았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과 투자 비중 차이가 가장 적은 해는 2010년이다. 2010년에는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 7.0%,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 7.5%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 5.2%, 매출액 대비 투자 비중 6.9%를 기록했다. 기업들이 상품 1000원어치 팔아 52원 남기고 69원 투자했다는 뜻이다.
상장사의 사내 유보자산도 줄고 있다. 수익성 저하 탓으로 분석된다. 전년대비 사내유보자산 증감률은 2010년 25.9%를 정점으로 지난해 8.5%까지 떨어졌다. 2013년 소폭 올랐지만 다시 내림세를 탔다.
사내유보자산은 이익잉여금과 자본잉여금을 합친 금액을 말한다. 기업의 순이익 중 배당을 뺀 금액으로 영업이익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한편 부채 비율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이 빚보다는 자본금을 늘리거나 번 돈으로 투자를 벌였다는 뜻이다.
한국은행 ‘201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2011년 이후 계속 내렸다. 지난해 국내 기업 부채비율은 91.9%로 2011년 102.3%와 비교해 10.4%포인트 감소했다. 제조업의 경우 2011년 83.8%에서 2014년 67.8%로 3년간 16%포인트 떨어졌다.
해당 조사는 주권상장법인 1536개와 비상장 주요기업 195개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반면 운송장비(3.35%포인트), 조선·기타운송장비(31.41%포인트), 전기가스업(1.45%포인트). 건설업(0.86%포인트)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전년도와 비교해 유일하게 올랐다. 특히 조선·기타운송장비 부채비율이 크게 올랐다.
송원근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수익 감소 탓에 사내 유보자산 증가율이 떨어지고 경제성장률도 2010년 6.5%에서 2014년 3.3%로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사 투자 금액은 연평균 130조원으로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경기 흐름과 상관없이 국내 기업이 계속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원근 본부장은 또 “올해도 내수·수출 부진, 금융 불안 등으로 경기가 어렵다. 하지만 정부가 노동개혁 등 경제체질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기업 투자를 막는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한다면 기업들은 투자를 더 늘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