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개선에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동국제강이 브라질제철소(CSP)에 그룹 미래를 걸고 있다. 재무구조 악화와 주력 사업 침체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지만 자산 매각 효과를 제외하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동국제강은 추석에 관계없이 협력사에 결제대금을 조기지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존 결제일을 고수할 정도로 자금에 대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 현대체철 등 경쟁 제강사들이 협력사 대금 지급일을 추석 전으로 당긴 것과는 대비된다.
동국제강은 재무상태가 불안하다. 계열사 지급보증 규모가 2014년 5000억원에서 2015년 6월말 1조4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 6월 기준 부채비율은 222.7%, 순차입금 의존도는 42.8%다. 포스코 부채비율 86.89%, 현대제철 부채비율 105.45%에 비하면 부채비율이 높다.
동국제강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꾸준히 몸집을 줄였다. 올해 4월 사옥 페럼타워를 4300억원에 매각했다. 장세욱 부회장 단독 경영체제 이후엔 포스코·포스코강판·한국철강 등 보유 주식을 전량 처분해 600억원을 확보했다. 8월에 가동을 중단한 포항 제2후판 공장은 올해 안에 매각할 계획이다.
구조조정에 힘쓰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2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동국제강의 무보증회사채 등급을 BBB-(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재무구조 악화와 후판 사업의 수익성 회복이 불확실해진 탓이다.
동국제강의 올해 실적은 봉형강에 달려있다. 건설경기가 그나마 나아져 철근과 H형강 수요가 높아졌다. 한국철강협회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철근 재고량이 7월 기준 15만톤으로 전월 20만톤보다 5만톤 감소했다. 반덤핑 규제로 8월 중국산 H형강 수입량이 급감한 것도 호재다.
열연·냉연강판 경쟁력 강화도 중요하다. 동국제강은 올해 1월 국내 4위 규모 열연·냉연강판 생산업체인 유니온스틸을 합병했다. 이로써 기존 후판과 봉형강에 치우쳤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 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캡티브마켓(Captive market·계열사 간 내부 시장)이 있는 경쟁사 탓에 고객 확보가 쉽지 않다.
동국제강은 내년에 완공하는 브라질 제철소에 사활을 걸었다. 동국제강은 지분 30%를 가지는 조건으로 브라질 제철소에 7억3000만달러(약8000억원)를 투자했다. 연간 160만톤 철강 반제품인 슬래브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6월 기준 공정이 87%정도 진행된 상태로 알려졌다.
동국제강은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지 브라질을 통해 비용을 절감할 계획이다. 지난해 후판 매출은 1조2449억원이었다. 하지만 슬래브 매입에 1조2054억원을 들였다. 브라질 제철소가 내년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연 1000억원대 원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슬래브를 다른 철강사에 판매 해 수익은 더 늘어날 수 있다.
브라질 경기 침체라는 변수는 있다. 업계전문가는 “헤알화 폭락으로 브라질제철소 자산가치가 낮아졌다”며 “브라질 경기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이 브라질 제철소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