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대표이사, (우) 김봉영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대표이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한 통합 삼성물산이 오는 9월 1일 공식 출범한다. 이튿날에는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다목적홀에서 정식 출범식을 갖는다.

관심이 쏠리는 것은 구조조정 여부다. 양사 모두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사업분야가 겹치는 만큼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평가한다.

특히 건설부문 중복사업 정리가 우선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건설부문은 영업이익률이 낮은데도 두 회사 모두 갖고 있어서다. 두 회사는 각각 건설부문 대표이사가 있다. 이들 간 주도권 쟁탈 구도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최치훈 대표이사와 제일모직 리조트·건설부문 김봉영 대표이사 모두 1957년생이다. 두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사원으로 입사했지만 이후 행보는 다르다.

최치훈 대표이사는 1985년 삼성전자 입사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제너럴일렉트릭(이하 GE)으로 이직해 20년 이상 재직했다. 이후 미국, 홍콩 등을 오가며 글로벌 경영 감각을 길렀고 일본에서 GE에너지 아시아태평양총괄 사장까지 역임했다. 반면 김봉영 대표이사는 1982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지금까지 30년 이상 삼성에서만 일한 정통 삼성맨이다.

합병구도로 보면 김봉영 제일모직 대표이사가 우위에 있다. 합병방식은 제일모직이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흡수하는 구도다. 이로 인해 제일모직 위주로 재편된다면 삼성물산 출신이 옷을 벗을 공산이 크다.

향후 진행될 사업추진 방향으로 보면 최치훈 대표이사가 유리할 수도 있다. 통합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을 밝혔는데, 삼성물산은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 경험을 갖고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UAE 부르즈 칼리파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타워, 대만 101 빌딩 등 다수 글로벌 초고층 빌딩 건설에 참여했다. 또 글로벌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플랜트분야에서 역시 우위에 있다. 원전 시공 참여 경험이 있고,  자회사 웨소(Whessoe)와 협력해 LNG 저장시설과을 설계하고 건설할 수 있는 역량 및 네트워크도 갖춰져 있다. 플랜트는 기계 장비화와 공장제작 작업에 따른 전문 특화기술이 요구되는 만큼 단기간에 시장 진입하기 어렵다.

제일모직 건설부문은 그간 조경(경관)과 건축에 중점을 두고 운영해왔다. 플랜트사업도 추진하나 에너지절감 분야 이외에는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양사는 통합후 안정화가 우선이므로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중복사업 재편 같은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며 "각 대표이사는 당분간 경영성과를 내는데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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