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한국은행

7월 수출입 물량이 전년동월보다 늘었지만 오가는 돈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유가가 전년동월의 절반가까이 하락한 것이 주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경기둔화로 수입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도 수출단가를 위축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은 24일 7월 무역지수와 교역조건 현황을 발표했다.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크게 하락하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9.83으로 전년동월대비 11.9%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다른 나라에 상품 하나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다른 나라의 물건을 얼마만큼 살 수 있는 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교역조건이 좋아지면서 7월 무역수지도 77억6000만달러 흑자를 냈다.

수출품의 상대가격이 전년보다는 비싸졌지만 낙관할 수는 없다. 전세계적으로 물가 인상률이 낮아 수출가격은 11.4%, 수입가격은 20.9% 내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토막난 유가 탓이다. 전세계 교역량은 올해 5월까지 집계한 결과 전년보다 13%가까이 줄었다.

수출물량지수는 3.5% 증가했다. 이중 석탄과 석유제품의 수출물량지수가 21.1% 늘었다. 수입물량지수는 6.2% 증가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의 수입이 6.2%, 철강이 7.1% 줄었다. 반면 일반기계, 전자제품 등 기계류는 10%가량 늘었다. 중국, 미국, 일본으로부터 철강제품 수입이 크게 줄어들었다.

두바이유가는 배럴당 55.8달러로 작년 7월의 절반가량이다. 반면 도입물량은 10%가량 늘었다. 이마저도 순수한 수요 증가가 아니다.

한국은행 물가통계팀 관계자는 “작년 6월과 7월 정유사가 설비보수해 공정을 거의 중단했다. 올해 물량이 늘어난 것은 기저효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90억달러였던 수입액은 58억달러로 크게 줄었다.

원유가 싸지면서 채산성은 좋아졌지만 들어오는 돈은 줄었다. 기업의 수출물량지수는 138.82로 전년보다 3.5% 느는데 그쳤다. 수출금액지수는 120.77로 8.3% 줄었다. 달러표시 수출액은 466억달러로 전년동월의 482억달러에서 3.3%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반도체와 철강의 글로벌 업황이 좋지 않다. 제품 가격이 낮게 형성되면서 수출 물량이 늘어도 금액은 줄었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항목의 수출물량지수는 3.6% 늘었지만 수출금액지수는 3.3% 줄었다. 철강석 등 금속제품의 경우 물량은 1.7%, 수출금액은 15.2% 떨어졌다.

석탄과 석유제품 품목의 경우도 유가하락으로 인해 물량 상승비율이 20%가 넘었음에도 들어오는 돈은 30%가까이 줄었다. 화학제품 수출 물량은 5% 늘었지만 들어오는 돈은 10% 이상 감소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달러로 표시된 지수인 만큼 환율 상승을 반영하면 무역수지는 여전히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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