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역에서 복귀를 위해 이동하는 군 장병들 / 사진 - 뉴스1

북의 추가 도발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증시가 추가 폭락 가능성을 안고 장마감했다. 다음주에 뒤늦게 대북 리스크가 반영되면 증시가 더 크게 하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코스피가 2.01% 하락했고 20일 글로벌 증시 역시 2~3%가량 일제히 하락해 북한 리스크는 크게 작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중국 상해지수가 3.42% 떨어지면서 글로벌 주요 증시도 1~3% 하락했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2.06%, 독일 프랑크프루트 증시는 2.34% 하락했다.

20일 북한이 서부전선을 포격할 당시 장이 끝난 후였다. 장중 사태가 벌어졌다면 증시에 즉각 반영이 됐겠지만 하루를 새는 동안 리스크가 휘발됐을 가능성이 높다. 21일 장중 대북 리스크가 증시에 반영됐지만 실제로 대치 상황에는 있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스커드 미사일 설치 징후나 대북 방송을 철회하라는 북한의 경고만으로는 증시 하락세를 설명하기 불충분하다고 말한다.

권경혁 써미트투자자문 대표는 “연평도 사태처럼 사상자가 발생한다면 시장에서 상당한 리스크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외환율과 외환시장이 함께 움직이는 만큼 대내외 요인이 맞물려 시장의 긴장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피가 2%대로 떨어진 만큼 한국은행과 투자자문가들도 대북 리스크가 경제 전반을 위축시킬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국제시장국 관계자는 “대외 신용 위험 변화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긴급 통화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회의 결과 마감된 역외시장에서 한국 신용에 북한 도발이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결론내렸다. 다만 추후 사태에 따라서 신용위험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국가 신용리스크를 나타내는 지표는 크게 세 가지다.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 역외환율, 미국채에 금리를 가산하는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금리다.

이 지표들은 21일 역외거래 시장에서 위험이 반영되면  다음주 열리는 서울외환시장에도 큰 부담을 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사이트 기준으로 20일까지 1185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역외환율은1192.95원까지 치솟았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위안화 평가절하 쇼크와 금리 인상 이벤트로 이미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시장에서 북 위험을 크게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 국내 주식시장이 불안하지만 보통은  불안정성이 시일 내에 해소되곤 했다”면서도 “북한의 군사적 행동에 따라 신용 위험까지 커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관계자는 이어 “중국 경제 악화, 미국 금리 인상 문제 등 국제 금융시장의 현안이 겹쳐 있다. 아직은 한국은행이 시장을 진정시킬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민구 국방장관과 전문가들이 북한의 국지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면서 각종 지표는 더 악화될 수 있다. 유용원 국방안보포럼 기획조정실장은 “일상적인 도발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 리스크가 대외 금융시장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확실한 신호로 작용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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