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수익성 보완 제일 과제...초대 통합은행장 자리에 관심 집중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에 성공했다. 통합은행은 우리은행을 제치고 자산 규모 1위로 우뚝 섰다. 다만 낮은 수익성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을 최종 승인했다. 합병은행인 KEB하나은행은 9월1일 출범할 예정이다.
◇ 합병 시너지, 수익성 극복으로 증명해야
합병으로 태어날 KEB외환은행은 단숨에 최고 덩치를 내세울 수 있게 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두 은행의 자산(연결 기준) 합은 299조원이다. 우리은행(287조원)이나 KB국민은행(281조원), 신한은행(273조원) 등을 제치게 됐다.
점포 수(6월 말 기준)는 948개로 KB국민은행(1146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지만 아직 줄일 계획은 없다. 외환은행은 10개 출장소를 이달 늘리고, 하나은행이 3분기 1개 지점을 신설할 계획이다.
두 은행은 지점 통폐합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경영 상황에 따라 서서히 통합을 진행할 것이란 게 업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은 인력 조정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다”며 “합병에 따르는 이미지나 임직원 사기 등을 감안할 때 경영진이 당장 지점 통폐합에 나서기는 껄끄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KB국민은행(2만55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만6368명의 직원도 풀어야 할 과제로 보고 있다.
통합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95개 해외 지점·현지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지역 비율이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지점 3곳이 추가로 신설된다.
사업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수신과 여신 점유율 10%대로 4개 시중은행 중 가장 낮았다. 하지만 외환은행과 합병으로 여·수신 점유율이 대략 24% 수준으로 올라왔다. 4개 은행 간 격차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하나은행의 영업이익은 최근 3년 동안 약 13.4% 늘었다. 수익은 늘고 있지만 고민은 있다. 주 수입원인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이 줄어서다.
하나은행 이자수익은 최근 3년 동안 16% 정도 줄었다. 수수료 수익 역시 같은 기간 대략 10.6% 감소했다. 영업이익 증가는 충당부채 환입액 등 영업 외적인 요소에 기인한다.
외환은행도 수익성이 낮아졌다. 영업이익은 지난 2012년 9196억원에서 이듬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이자 수익과 수수료 수익은 각각 1조원, 1000억원 줄었다.
외환은행이 해외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해외지점을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인도네시아 지점을 추가 설립하는 게 대표적이다.
은행의 먹거리 사업은 종합자산관리서비스와 핀테크 사업이 될 전망이다. 다만 종합자산관리서비스는 보험·증권업과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 탄생도 주의 깊게 지켜봐야할 대목이다.
◇KEB하나은행 수장은 누구
합병은행 출범을 앞둔 시점이라 두 회사를 아우를 경영능력을 지닌 초대 통합은행장을 누가 맡을 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통합은행 등기이사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김한조 외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 등 5명이다.
통합은행장은 이들 중 선임된다. 이를 위한 통합추진위원회, 이사회, 주주총회 일정은 아직 화정되지 않았다.
김정태 회장과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는 오는 24일 첫 회의를 갖고 자격조건, 향후 일정 등을 결정한다. 31일 단독 후보를 선정하면 이사회와 주주총회에 올려 승인을 받는다.
통합은행장이 가장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두 회사 직원 간 불균형 해소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측에 따르면 두 회사는 통합 노조가 아닌 각자 노조를 유지할 예정이다. 따라서 두 회사는 각자의 급여·승진체계 등 고유의 문화를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급여 인상과 승진 비율 등에서 균형이 깨졌다는 시각이 나올 경우 내부 불만으로 표출돼 통합 시너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