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저유가 영향 커

사진=제주항공 제공

2분기 국내 대형항공사와 저가항공사(Low Cost Carrier·LCC) 희비가 엇갈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실적은 저조한 반면 제주항공 실적은 양호했다.

13일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 2조7860억원, 영업손실 26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작년 2분기 2조8975억원보다 3.8%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분기 영업이익 1899억원 대비 1925억원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도 부진했다. 11일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 1조3336억원, 영업손실 614억원, 당기순손실 8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 영업이익은 644억원 감소했다.

대형 항공사들은 2분기에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메르스 사태로 매출액 대비 수익 기여가 높은 중국·일본·동남아 지역 수요가 줄었다.

메르스가 유행하던 6월 대한항공 예약 취소자는 12만9000명(국제선 10만5000명, 국내선 2만4000명)에 달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11만5000명(국제선 9만8000명, 국내선1만6000명)이었다.

6월 국제선 항공편 탑승률도 65.3%, 국내선은 70.8%로 저조했다. 전년 6월 탑승률 80% 대비 10~15% 감소한 것이다.

또 대형 항공사들은 국제여객단가 하락으로 저유가 혜택을 받지 못했다. 항공유 비용은 줄었으나 항공권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또 유류할증료도 낮췄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급유단가가 전년 동기대비 32.6% 하락했지만 항공요금 인하로 국제여객 단가도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저유가 수혜가 상쇄되었다”고 말했다.

여객단가는 한 명의 승객이 1km 갈 때 항공사가 받는 운임이다. 단가가 낮아지면 항공사 이익이 줄어든다. 2분기 대한항공 국제여객단가는 80.9원으로 작년 동기 94.1원보다 13.1원 낮아졌다. 아시아나항공도 국제 여객의 운항단가는 88.8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1% 하락했다.

반면 LCC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늘어났다. 13일 제주항공은 2분기 매출 1424억원, 영업이익 90억원, 당기순이익 112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19억원 적자에서 112억원 흑자 기록하며 대폭 상승했다.

제주항공은 유가 하락 수혜를 봤다. 제주항공은 2분기 연료 유류비가 380억원으로 전년 동기 412억원에 비해 8% 가량 줄었다.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운임을 적게 인하했다. LCC 특성상 항공권이 이미 저가에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분기 LCC 수요가 대형 항공사보다 견조해 항공권 가격 하락 압박이 적었다”고 답했다.

3분기 항공업계 전망은 밝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성수기와 함께

메르스로 잃은 수요를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

조병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증급성호흡증후군(사스·SARS)과 신종인플루엔자 사태 이후 항공 수요가 회복됐다”며 “메르스로 인해 줄어든 운항편수를 다시 늘린다면 수요회복이 가능할 것”이라 말했다.

대한항공은 8월초 일본과 중국 등 대부분 노선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도 8월1일부터 중국, 일본 노선 운항 일정을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동남아 노선은 9월 초 정상화 될 예정이다.

LCC도 3분기 전망이 좋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7월 인천공항 LCC 운항점유율이 20%까지 올랐다. 탑승객도 16.4% 증가한 69만명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7월 대비 33%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이어 진에어 20%, 에어부산 14%, 티웨이항공 13%, 이스타항공 6% 순으로 탑승객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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