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불확실성·AI거품론 이어져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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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7~23일)에도 크게 하락했다.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거품론이 계속 이어진 탓이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하락세에 기름을 부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43분 비트코인은 8만4721달러(약 1억2171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1.32% 크게 하락했다. 지난주말 9만5000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7일부터 우하향하더니 22일 오후 8만1002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시세가 소폭 상승하면서 현재 8만47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에도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주요 인사들은 ‘매파’ 발언을 내놨다 . 중도파로 평가받는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17일(현지시각) 공개연설에서 "연준의 정책 기조는 여전히 다소 긴축적(somewhat restrictive)이지만, 우리는 경기를 제한하지도 부양하지도 않는 중립 금리 수준에 더 가까워졌다"면서 "(금리인하) 진행 속도를 늦춰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국 고용시장이 강세를 보인 점도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췄다. 미 노동부는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9000명 증가했다고 20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는 지난 4월(15만8000명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만명)도 큰 폭으로 웃돌았다.

AI 거품론도 계속 시장에 부담을 줬다. 뉴욕 증시는 AI 반도체 선두주자로 평가받는 기업 엔비디아의 올 3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까지 계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기대에 미치 못하면 AI 기업들이 고평가돼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릴 수 있어 경계 심리가 강하게 작동한 것이다. 이러한 위험투자 심리의 위축은 가상자산 시장의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특히 AI 기업에 대한 우려는 엔비디아가 깜짝 실적을 거둔 후에도 계속됐다. 엔비디아는 19일(현지시각) 지난 3분기 매출액 570억1000만달러(약 83조4000억원), 주당 순이익(EPS) 1.3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두 시장의 예상의 뛰어넘는 수치다. 이에 뉴욕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하지만 다음날 뉴욕증시는 다시 고꾸라졌다. 리사 쿡 연준 이사가 AI 거품을 넘어, 주식, 채권, 주택 등 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고평가돼 있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규모 대규모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하락폭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1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가상자산 거래소의 일일 청산 규모는 계속 증가했고, 지난달 코인글래스 데이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레버리지 투자는 일정 금액을 증거금으로 내고 나머지는 빌려서 투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자산 가격이 특정 금액 아래로 내려갈 경우 거래소가 자산을 강제 매각(청산)해 자금을 회수한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가상자산 정책으로 인해 레버리지 거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최근 시세가 하락하면서 강제 청산 당한 금액이 불어난 것이다. 

가상자산 시장이 부진하자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로 유명한 로버트 기요사키도 보유한 비트코인 중 약 223만달러(약 3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앞서 기요사키는 비트코인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15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엑스’에서 자신은 비트코인을 팔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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