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 확보
커넥티드헬스케어 사업 주력
인프라·제도·수익성 등 변수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차바이오그룹이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을 확보하며 디지털 기반 헬스케어 사업 강화에 나섰다. 기존 글로벌 의료 인프라에 모바일과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기술을 결합한 일상-의료 연결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차바이오는 총 800억원을 투입해 카카오헬스케어 경영권을 인수한다. 차바이오텍 자회사인 차케어스와 차케어스 자회사인 차에이아이헬스케어가 700억원을 투자한다. 차에이아이헬스케어는 추가로 카카오헬스케어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내년 1분기까지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500억원을 추가 유치할 예정이다. 인수 이후 지분 구조는 차케어스 및 차에이아이헬스케어가 43.08%, 카카오 29.99%, 외부 투자자 26.93%로 재편될 전망이다. 경영권은 최대주주인 차케어스가 갖는다.
차바이오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의료 인프라와 정보기술을 결합한 플랫폼 기반 헬스케어 사업 강화에 본격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기존 핵심사업을 세포유전자 치료제와 헬스케어, 라이프사이언스 등 3대 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의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면서 헬스케어 사업의 디지털 전환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커넥티드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커넥티드헬스케어는 일상과 의료를 연결하는 개념이다. 가정, 직장, 커뮤니티 등 생활공간에서 수집되는 건강 데이터를 스마트 기기와 모바일 앱으로 실시간 연동해 병원과 연결하는 서비스 구조다. 병원에 가지 않아도 위험 신호를 조기에 감지하고 건강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필요시 사전 대응까지 가능해 예방 중심 의료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온오프라인 의료통합도 핵심 요소다. 원격 관리, 모바일 서비스, 병원 진료를 한 플랫폼에서 연결하는 방안이다. 카카오헬스케어가 보유한 모바일 건강관리 솔루션, 데이터 플랫폼, 컨시어지 서비스가 차바이오 의료 인프라와 결합한다. 이를 통해 환자 이동을 최소화하고 의료진과 환자 소통을 크게 개선하는 디지털 의료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정밀의료 구현도 강화된다. 병원, 클리닉, 검사센터 등에서 발생하는 의료데이터와 개인 생체정보, 생활 데이터가 통합되면 인공지능 기반 예측, 진단, 치료 추천이 가능해진다. 의료진이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의료 의사결정지원시스템도 고도화할 전망이다.
커넥티드헬스케어는 차바이오의 글로벌 의료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다. 회사는 미국, 호주, 싱가포르,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국 80여개 의료 플랫폼을 갖고 있다. 난임, 웰니스, 진단, 재생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병원과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디지털 서비스를 글로벌 의료 현장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차바이오가 보유한 다층적 의료 인프라에 카카오 헬스케어의 IT역량이 더해지면서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즉시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이미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는 차바이오의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통합 헬스케어 전략과도 맞물린다. 전 생애주기 서비스를 디지털로 통합해 예방, 진단, 치료, 웰니스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의료 가치사슬을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령화 속도에 맞춰 시니어 헬스케어 서비스 확대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의료기관과 생활공간 사이의 데이터 연계 환경이 촘촘히 마련되지 않았다. 개인정보보호, 의료정보 규제, 원격의료 제한 등 제도적 장벽이 존재한다. 실제 의료기관이 투자 대비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설계도 관건이다.
차바이오 관계자는 “인수 이후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방향은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