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패션 물류 거점 전소···보상 논의 주목
간사 한화손해보험 중심 공동 보장···실적 타격 불가피
재보험 고려하면 회사 흔들릴 정도 재난급 손실 가능성 낮아
한화손보, 코리안리 및 RGA 등 재보험 계약···위험 분담 통해 초과 손실 처리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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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충남 천안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막대한 피해가 우려되는 가운데 보험 보상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패션 물류 거점이 사실상 전소되면서 역대급 보험금 지급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간사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 입장에서는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재보험이 적용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사가 흔들릴 정도의 재난급 손실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19일 충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천안시 풍세면에 세워진 이랜드 물류센터는 화재로 인해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지만 내부 물품들은 대부분 소실됐다. 지난 2014년 7월 준공된 이랜드 패션 물류센터는 지하 1층·지상 4층에 연 면적이 축구장 27개 넓이와 맞먹는 19만3210㎡에 달한다. 화물차 150대가 동시 접안할 수 있으며 일일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하는 대형 물류 시설로 의류 등이 1100만개 넘게 보관돼 있었을 것으로 소방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무엇보다 물류센터 전체가 사실상 전소된 상태로 내부 보관 중이던 의류와 신발 등 상품 역시 다량 타버려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보험업계에서는 보상 논의에 주목하고 있다.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건물 1948억원, 재고자산 1870억원 등 총 3818억원 규모로 건물·설비·재고자산 등을 보장하는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산종합보험은 화재·폭발·붕괴 등에 따른 직접 손해를 보장하며 기업휴지손해담보 특약을 통해 영업 중단 손실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이랜드패션 물류센터는 한화손해보험을 간사 보험사로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흥국화재 등이 참여했다. 계약 조건에 따라 간사 보험사는 전체 담보의 약 50%를 부담하고 나머지 보험사는 각자의 인수 비율에 따라 책임을 나눈다. 손해사정이 완료되면 확정된 보험금은 공동 인수 비율에 따라 지급된다.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의 경우 담보 비율은 재고자산의 경우 한화손해보험 65%, 현대해상·흥국화재·KB손해보험 각 10%, DB손해보험 5%이며 건물 담보는 한화손해보험 60%, 나머지 4개사가 각 10%씩 분담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간사 보험사인 한화손해보험이 부담하게 될 손실이 향후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손해보험이 지난 13일 발표한 3분기 당기순이익은 7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3% 감소했다. 장기보험의 예실차(예상치와 실제 수치 간 차이) 악화와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자동차·일반보험 사고율 상승이 겹치며 보험손익이 전년보다 49.5% 급감한 445억원에 그친 영향이다.

이런 가운데 대형 화재사고까지 겹치면 연말 실적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부 실적 타격은 불가피하겠지만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부분의 보험사가 초과손해액재보험(XOL)에 가입해 있기 때문에 실제 손실액이 회사가 흔들릴 정도의 재난급 손실은 입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초과손해액재보험은 일정 한도(자기부담금)를 초과하는 대형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 초과분을 재보험사가 대신 부담하는 구조다. 원보험사는 일정 금액까지만 손실을 부담하고 초과 손해는 재보험사가 보전하기 때문에 대형 화재나 천재지변 등 대규모 사고 발생 시 재무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경우 여러 재보험사들과 계약하고 있는데 주로 국내는 코리안리재보험, 국외는 RGA재보험 등과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국외 다양한 재보험사와 계약을 맺고 위험을 분담하며 공동재보험 계약을 통해 초과 손실을 처리하는 구조를 이용하고 있다. 공동재보험 계약이란 보험계약 위험 뿐만 아니라 영업보험료 등을 재보험사에 이전해 다양한 위험을 재보험사에 출재해 자본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가 나와야 하겠지만 예상보다 실질적인 재무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며 "현재 손해율이 악화된 업계 상황을 감안하면 내년 상반기·연간 실적 변동성 요인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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