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감소, 수익 구조 악화
경쟁 격화로 판매가 하락 압력 증대
해외 수출 강화·적응증 확대로 대응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이 저가 경쟁으로 흐르면서 휴젤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시장 강화와 적응증 확대로 개선 해법을 찾겠다는 계획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 수가 크게 늘어났다. 2~3년 전 10곳 초중반 수준에서 20여곳으로 증가했다. 기존 업체에 더해 중소 벤처기업과 중국산까지 경쟁에 뛰어들며 공급과잉 상황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통 단계에서 할인 경쟁이 심화하면서 제품 판매가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현재 병의원 현장에서는 1만원대 톡신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저가 경쟁이 심화하기 전에는 보통 3만원 이상 수준이었다. 

대표 톡신 업체인 휴젤도 수익성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올 3분기 매출은 1059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늘어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11.2%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에 비해 매출은 11%, 영업익은 19% 낮은 수준이다. 

휴젤 자료. / 표=김은실 디자이너
휴젤 자료. / 표=김은실 디자이너

휴젤에 빨간불이 켜졌다. 톡신과 필러, 웰라쥬 해외 수출은 증가했지만, 국내 매출은 주춤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단가 경쟁이 심해지면서 수익성을 회복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장 자체가 가격 위주로 고착화할 조짐도 보인다.

소비자가 낮은 가격에만 익숙해지면 프리미엄 전략이 어려워진다. 기술 기반 품질 경쟁보다 마케팅 프로모션 등 유통 경쟁으로 변하면서 제품간 차별성이 약화할 수 있다, 중국 등 해외 저가 브랜드 유입 증가는 이같은 흐름을 가속화하는 요인이다. 개별 브랜드 파워 약화로 이어지면 업계 선두주자인 휴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휴젤은 가격 경쟁에 휘둘리지 않고 브랜드 신뢰와 품질을 높이는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단가 압박에도 수익성 방어를 위해 국내와 동남아 시장에서 저가 경쟁에 나서지 않았다. 회사는 단기 매출에는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외 시장 확대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세계 톡신 시장은 지난해 81억1000만 달러에서 올해 89억2000만 달러, 2030년에는 157억2000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평균 12% 성장률이다. 휴젤은 신규국가 허가 획득을 위한 투자와 이미 진출한 국가의 점유율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지속적으로 해외 매출 확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예상한다.

톡신 편중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코스메틱, 필러, 스킨부스터, 에스테틱 디바이스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있다. 더채움 필러는 국내 매출이 안정적이고 해외 확장성도 밝다는 평가다. 

휴젤의 연구개발은 기존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적응증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톡신은 보툴렉스 적응증 확대를 위해 양성교근비대증, 경부근긴장이상, 과민성 방광에 대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양성교근비대증은 2상, 경부근긴장이상과 과민성 방광은 1상 단계다. 

신규 파이프라인은 차세대 상용 톡신 HG105가 비임상시험을 끝냈다. 150kDa 신경독소만 정제한 제품으로 기존 제품보다 더 적은 투여량으로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안정성과 내성에 대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존 A형 제품보다 투여 후 효과가 빠르게 발현되는 E형 톡신이 균주 확보 단계에서 개발 중이다. 국소지방분해 주사제 HG301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종료 기술을 도입해 2상을 진행하고 있다. 

단, 최근 연구개발 비용은 감소 추세다. 2022년 267억원에서 2023년 219억원, 2024년 148억원으로 2년 만에 44% 줄었다. 같은기간 회사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율은 9.4%, 6.8%, 3.9%로 축소됐다. 

회사측은 2024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 획득에 따른 비용 감소로 연구개발 규모 자체를 줄이진 않았다는 입장이다. 휴젤 관계자는 “FDA 허가 절차를 위해 투입됐던 비용이 더 발생하지 않게 되면서 연구개발비가 감소했다”며 “일시적 허가비용 해소에 따른 효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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