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 시절 어머니 ‘경고’에 주식 멀리해
주식 투자, 이젠 누구나 손쉽게 시작할 수 있고 아는 만큼 이윤 창출 가능성 높일 수 있어
막연한 걱정 대신 철저히 공부해 결실 누리길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어머니는 경제 개념도 충분히 갖추지 않은 초등학생 아들에게 주식엔 손도 대지 말라고 당부했다. 당시 1990년대에서 2000년대로 넘어갈 때 즈음이었으니, 동아시아발 금융위기에서 비롯된 외환위기 때문에 국내 경제가 신음하던 시기였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는 1983년 코스피 개장 후 가장 크게 하락해 1998년 6월 역사상 최저점인 280까지 떨어졌다.

당시 상황을 담은 기사엔 “한 집 건너 한 집마다 주식 때문에 재산 날려 먹었다”는 표현이 담길 정도로 외환위기의 여파가 심각했다. 다행이라 해야 할지, 부모님은 근로 소득과 저축으로 자산을 모으셨고 주식 투자엔 관심이 없으셨다. 지금 생각해보면 근로소득에 생계를 주로 의지했던 부모님은 증시와 거리가 먼 삶을 살아왔고, 증시에 대한 지식이 없어 주식을 더 멀리 하셨던 것 같다.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다그침에 흠칫했지만 “그런 거 할 생각 없다”라고 곧장 받아쳤다. 은행 통장을 관리하기는커녕 경제 관념이 사실상 없었던 시절이었다. 주식은 더더욱 인생과 무관한 존재였다.

20여 년 지난 지금, 매일 출퇴근길과 ‘근무시간’까지 증권사 앱에 접속해 투자할 종목을 찾고 실시간 바뀌는 숫자를 쳐다보느라 바쁘다. 증권 분야에 새롭게 출입하기 시작해, 취재하고 공부할 겸 투자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업무에 관련돼 등 떠밀리듯 투자를 시작했음을 부인하진 않겠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 4000을 돌파한 역사적 순간에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기자실에 처음 출근했지만, ‘4000피’의 의미는 관련 기사를 마감하고 나서도 와닿지 않았다. 유년 시절 어머니의 경고가 기억나 주식에 정서적으로 가까이하기도 어려웠다.

하루 종일 숫자와 업계 용어에 시달리다 퇴근하던 길에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속마음을 담은 질문을 입력했다. “주식 투자 공부를 왜 해야 하나요?” 종합 금융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난 2021년 인터뷰한 30대 투자자의 답변이 정곡을 찔렀다.

당시 10년째 주식에 투자해왔다는 그는 주식을 “기회의 평등을 제공하는 영역”이라고 표현했다. 평범한 시민들 대부분 초양극화, 취업난, 부정부패 사건 등 불평등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직접·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살고 있다. 각자 의지만 갖고 공평한 결과나, 최소한 들인 노력에 응당한 보상을 얻을 수 있단 보장이 없는 시대에 주식은 공부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단 믿음을 준단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젠 ‘노력은 충분히 했냐’는 질문에 답변할 힘조차 남지 않을 정도로 스스로를 벼랑까지 몰아붙이는 시대다. 무한 경쟁 시대에 노력한 만큼 보상받지 못함에 따라 무력감을 느끼는 인구도 늘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구직 활동이나 취업하지 않고 ‘쉬었다’고 응답한 인구가 264만1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에 투자하면 결과는 즉각 나타난다. 스마트폰 화면을 몇 차례 터치해 돈을 입금하면 해당 종목의 주식을 손에 쥘 수 있다. 주식 수만큼 배당금을 받거나 주식을 되팔아 차익을 얻을수 있고, 거대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다.

주식 가치가 떨어지거나 회사가 폐업하면 투자금을 잃기도 한다. 10년차 투자자가 말한대로, 돈을 얻고 잃을 기회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진다. 투자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투자자 본인에게 있단 증시 격언과 일맥상통한다.

인터뷰 내용을 읽고 나니, 주식 투자를 왜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 보인다. 주식 투자는 일상에서 알게 모르게 겪고 있을 불평등을 이해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활동이다. 소기의 성과를 거뒀단 소식도 간간이 들려오는 점도 투자 동기를 부여한다. 금융당국이 국민경제 발전과 금융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관련 제도를 세심히 다듬어온 점은 투자를 고려하는 사람들의 막연한 걱정을 덜어주는 요소다.

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을 원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들인 자금보다 되도록 많이 회수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투자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 물론 투자 영역에 외환 위기, 유행병 사태 등 예측 불가한 변수들이 존재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일찍 투자 공부를 시작해 더 많은 것을 알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야 한다. 또한 돌발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한때 유행했던 광고 카피로 글을 끝맺으려 한다.

‘야, 나도 해. 너도 (주식)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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