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10개월 만에 한국얀센과 진행···거래처 등 기존 체제 유지
동일 거래처서 단독·병용 영업 병행···비급여로 억대 약제비 부담
얀센도 병용요법 급여 추진···렉라자 매출증대 위해 급여가 핵심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유한양행이 한국얀센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영업을 공동 진행함에 따라 매출 증대 등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존슨앤드존슨의 제약부문 국내 법인인 한국얀센과 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 1차 치료제인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영업활동을 공동 진행하고 있다. 두 제약사 협약식은 지난달 31일 체결됐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올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이후 글로벌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존슨앤드존슨이 병용요법 영업을 주도해 왔다. 반면 유한양행은 그동안 렉라자 단독요법 영업만 담당해왔다.
유한양행은 자사와 한국얀센이 기존 각자 거래처를 유지하며 병용요법 영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한 거래처에 유한과 얀센이 출입하는 상황도 지속한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지역과 의료기관을 구분하지 않고 가능한 기존 영업 체제를 유지하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유통도 기존대로 리브리반트는 존슨앤드존슨이, 렉라자는 유한양행이 맡고 있다. 이처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영업을 유한과 얀센이 공동 진행함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지 주목된다.
우선 두 약제 병용요법 영업을 단독으로 하던 한국얀센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한양행이 유리한 상황으로 분석된다. 유한 영업사원이 출입하는 의료기관이 유지되기 때문에 단독요법에 병용요법을 추가시켜 영업하면 유한에 플러스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즉 유한양행 거래처에서 단독요법 외에 병용요법 처방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어 렉라자 단독요법에서 향후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으로 처방 흐름이 변경되는 상황도 예상 가능하다. 실제 최근 뉴잉글랜드의학저널에 게재된 전체생존기간(OS) 분석 결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타그리소’ 단독요법군에 비해 높게 나타나는 등 병용요법이 주목 받고 있다.
올 1월 허가 받은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현재 비급여로 공급된다. 렉라자는 급여지만 리브리반트는 비급여이기 때문이다. 단, 부분급여 정책에 따라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시 렉라자는 급여를 인정받고 있다. 두 약제의 병용요법 1년 약제비가 1억 6000만원대로 추산돼 환자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런 규모로 파악된다. 이에 한국얀센은 리브리반트 급여를 신청했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9월 개최한 2025년 제7차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엑손 20 삽입 변이가 있는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에서 단독요법’만 급여기준이 설정됐다.
특히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 치환 변이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성인 환자의 1차 치료로서 레이저티닙과 병용요법’은 급여기준 설정에 실패한 상태다. 이 적응증이 급여를 획득해야 병용요법이 급여를 인정받게 된다. 이같은 급여기준 설정과 관련, 급여 적용 시 투입해야 하는 건강보험 재정 문제가 현실적 요인이라는 업계 분석이다.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에 급여가 적용되면 적지 않은 규모의 건보 재정이 투입될 가능성이 관측되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병용요법 약제비 1억 6000만원대 규모로 짐작 가능한 부분이다. 한국얀센은 확인을 유보했지만 렉라자와 병용요법을 포함한 급여기준 미설정 적응증 급여를 심평원에 다시 신청했거나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복수의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지난해 국내에서 1000억원을 전후한 렉라자 매출을 달성한 것으로 추산된다. 유한도 지난해 렉라자 매출목표가 1000억원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 올 들어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허가와 부분급여가 잇달아 시행됐지만 리브리반트가 비급여이기 때문에 일단 병용요법 매출은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결국 유한양행과 한국얀센의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 공동영업은 렉라자 매출 증대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단, 본격적인 매출 증대를 위해서는 병용요법 급여가 현실적으로 더 큰 여파를 준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두 약제 병용요법 공동영업은 단순하게 의료기관 처방과 매출 증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게 병용요법이 필요하고 급여가 절실하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