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행보로 SK 서밋 기조연설
정 대표, SKT AI 인프라 전략 제시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글로벌 자본과 기술을 유치해 대한민국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허브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3일 정재헌 신임 SK텔레콤 대표이사(CEO) 사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AI Now & Nex’을 주제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에서 “SK텔레콤은 AI 인프라의 본격적인 확장을 추진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SK AI 서밋은 SK그룹이 주최하는 연례행사로, 지난달 30일 SK텔레콤 대표로 신규 선임된 정 대표는 이날 ‘AI 혁신의 중심, SKT AI 인프라의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서며 취임 후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정 대표는 “키노트 스피치가 제 첫 업무다. AI 혁신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처음으로 인사드리게 된 것은 개인적으로는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지금 우리는 AI 대전환이라는 역사의 한 가운데 서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정 대표는 ▲울산 AI 데이터센터 대규모 확장 검토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 글로벌 진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통한 ‘에지 AI(Edge AI)’ 추진 ▲’제조 AI 클라우드’ 구축 ▲AI 데이터센터 종합 사업자 도약 등을 골자로 하는 AI 인프라 전략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아마존웹서비스(AWS)를 포함한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하며,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총 1기가와트 이상 규모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제2, 제3의 울산 AI 데이터센터 모델을 만들어 글로벌 자본의 한국 투자를 유도하고, 한국을 아시아 최대 AI 허브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 지난달 오픈AI와 체결한 서남권 AI 데이터센터 설립 추진을 위한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국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확장을 지속하겠단 계획이다.
정 대표는 “지난달 오픈AI와 체결한 파트너십은 정부와 지자체, 글로벌 선도기업이 함께 추진하는 다자간 협력의 첫 사례”라고 강조했다.
특히 SK텔레콤은 에너지 특화 AI 데이터센터 솔루션을 앞세워 SK그룹 관계사들과 함께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대표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추진하는 베트남 사업은 LNG 발전소를 통한 안정적 전력 확보에 더해 냉열 에너지를 데이터센터 냉각 시스템에 활용한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그룹사의 글로벌 사업과 연계해 독자 기술을 집약한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하며, 향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아울러 정 대표는 “AI 서비스가 늘면서 통신사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재조명을 받고 있다. 통신사만이 가능한 고유영역”이라며 “SK텔레콤은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해 기술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겠다. 에지 AI 실현을 위해 아마존과 중장기 협력 기반을 이미 구축했다. 우리의 인프라 기술력에 아마존의 전문성을 결합해 에지 AI 기술 확보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에서 기존의 역할을 확대해, 설계·구축·운영 등 AI DC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는 'AI DC 종합 사업자'로 도약할 계획”이라며 “SK텔레콤은 범용의 AI 인프라인 ‘해인’과 제조 AI 인프라를 모두 공급하는 아시아 유일한 사업자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은 각 분야 글로벌 리더들과 협력해 AI 인프라의 핵심 기술 영역을 내재화해, 비용 효율적이고 빠른 구축을 가능하게 하는 ‘AI DC 솔루션 패키지’를 제품화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AI 인프라는 기업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라며 ”SK텔레콤은 대한민국 대표 AI 사업자로서 정부와 함께 AI G3 도약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대표에 앞서 기조연설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산업은 규모의 경쟁이 아닌 효율의 경쟁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효율적인 AI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SK그룹의 미션“이라며 ”규모로 싸우면 비효율이 발생한다. 또 규모로만 승부하면 AI 디바이드가 심화할 수 있다. 효율성을 만들어 자원이 적은 국가에도 AI 접근성을 높이고, 그 국가도 AI의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 솔루션을 처음부터 파트너와 공동 설계 및 개발하는 것이 SK그룹 AI 전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는다. 고객과 파트너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우리의 근간이자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따라서 국내뿐만 아니라 빅테크나 스타트업, 각국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파트너와 AI 사업 기회를 만들고 최적의 AI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