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보조금 제외 영업익 2358억원
ESS 수주잔고 120GWh ‘두 배 급증’
전기차용 배터리 수주 300GWh 돌파
미국 LFP 생산·리튬 확보로 공급망 안정
“기술·운영 경쟁력 강화로 체질 개선 성과”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 자료=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분기별 실적 그래프. / 자료=LG에너지솔루션

[시사저널e=정용석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급성장에 힘입어 3분기 실적 개선세를 이어갔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북미 보조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2000억원대를 회복하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0일 실적설명회를 열고 올해 3분기 매출 5조6999억원, 영업이익 601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6조8778억원)보다 17.1% 감소했으나 전기(5조5654억원) 대비 2.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4483억원) 대비 34.1%, 전기(4922억원)보다 22.2% 증가했다.

3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3655억원이 반영됐다.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2358억원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은 9월 말 미국 전기차 구매 보조금 영향 등으로 전기차(EV)향 파우치 사업의 매출은 감소하였으나 ESS사업의 큰 폭의 매출 성장, 소형 사업의 견조한 매출이 이를 상쇄하며 전 분기 대비 2.4% 증가했다”며 “손익의 경우 ESS와 소형 사업 출하량 증가와 전사 차원의 비용 절감 노력 등이 반영되어 북미 생산 보조금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선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 롱셀 배터리. /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ESS용 LFP 롱셀 배터리. / 사진=LG에너지솔루션

◇ ESS 수주잔고 120GWh ‘두 배’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에도 지역별 현지 생산 경쟁력을 기반으로 대규모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 특히 ESS전지사업부는 미국 내 탈중국 기조와 리튬인산철(LFP) 셀 생산 역량을 앞세워 미국 주택용 ESS 기업과 6년간 총 13GWh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전력망 ESS 고객사와의 프로젝트 계약도 잇따르며 수주잔고는 전 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120GWh로 집계됐다. 회사는 현재 다수의 프로젝트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향후 수주 규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도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의 성과가 두드러졌다. 올해에만 160GWh 이상을 새로 수주하며 누적 수주잔고가 300GWh를 돌파했다.

운영 측면에서는 북미 ‘넥스트스타 에너지’ 합작공장이 셀 양산 준비를 마치며 현지 대응력을 강화했다. 회사는 이 공장을 ESS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기술 부문에서는 카이스트 연구진과 리튬메탈전지 충전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고, 공급망 부문에서는 미국 내 LFP 셀 생산에 필요한 탄산리튬 최대 4만톤(t)을 확보해 원재료 안정성을 높였다.

◇ “ESS 시장 연 20% 이상 성장”···AI·데이터센터 수요가 견인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와 ESS 시장에 대한 전망도 제시했다. 전기차 시장은 지역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 완화와 소비심리 위축으로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속도를 늦추는 반면, 유럽은 탄소배출 규제 유지와 주요국 보조금 재개로 안정적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SS 시장 전망은 이보다 훨씬 밝다.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40~50%가 집중된 미국에서 빅테크 기업의 투자 확대로 전력망용 ESS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청정에너지 세액공제(48E)가 유지되면서 2024~2028년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도 에너지 안보 강화 기조 속에서 ESS 확충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이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겸 한국배터리산업협회장이 지난 3월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 전 도어스태핑(약식 기자회견)에 참석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전기차용 배터리·ESS 투트랙 전략 강화

LG에너지솔루션은 사업별 추진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부문에서는 세그먼트별 맞춤 전략을 강화한다. 고성능 차량에는 파우치형 ‘하이니켈 NCMA’ 배터리와 니켈 함량 94% 이상의 46시리즈 원통형을, 표준형 모델에는 미드 니켈 제품을, 중저가 모델에는 연내 양산 예정인 LFP 파우치형 제품을 적용한다.

향후 건식 전극 기술을 더해 가격 경쟁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NCM, LFP, LMR 등 다양한 케미스트리와 폼팩터(파우치·원통·각형)를 모두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ESS 부문은 셀부터 시스템 운영까지 수직계열화를 강화한다. 롱파우치형 고밀도 셀 기반의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2027년까지 각형 LFP ESS 제품도 준비 중이다. 자회사 버테크(Vertech)의 시스템 통합 역량과 운영 솔루션을 결합해 전력 수요 예측 및 거래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운영 효율성 제고도 병행한다. 미시간 공장에 이어 북미 합작공장 라인 전환을 통해 ESS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투자 집행 최소화 및 자산 효율화를 추진한다. 전사적 AI·디지털 전환(DX) 도입으로 업무와 생산 효율도 높일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도 축적된 제품·기술 경쟁력과 체질 개선 노력을 통해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며 “앞으로도 도전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고객가치 실현과 미래 성장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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