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는 발사대, 한화시스템은 다기능레이다 등 공급
이번 계약으로 지난해 9월 발생한 양 측의 갈등 봉합 평가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LIG넥스원과 ‘한국의 패트리엇 미사일’ 천궁Ⅱ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와 LIG넥스원 간의 갈등이 일단락되면서, K-방산의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가 더 붙을 전망이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LIG넥스원과 총 1조4770억원 규모의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Ⅱ 부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한화시스템은 천궁Ⅱ에 다기능레이다(MFR)를 공급하게 된다. 계약규모는 8600억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6170억원에 발사대와 탄내구성품, 발사관 등을 제공하게 된다.
한화 방산 2사의 부품으로 만들어지는 천궁Ⅱ는 이라크에 수출된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아랍에미리트(UAE)·사우디아라비아 수출로 확보한 천궁II 수출 모델을 이라크의 기후·지형·운용 환경 등에 맞게 개량해 공급할 예정이다.
한화시스템의 수출형 다기능레이다는 AESA 레이다 기술이 탑재돼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적 전투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무인기(UAV)를 탐지·추적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계약은 한화 방산 2사와 LIG넥스원의 갈등이 봉합됐다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지난해 9월 LIG넥스원은 이라크 정부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는데, 한화 측은 납품 가격과 납기 날짜를 합의하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이에 천궁Ⅱ의 이라크 수출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국회와 방위사업청이 중재에 나서면서 양 측이 지난해 11월 ‘원활한 수출’에 동의했고 이번에 수출 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이번 천궁Ⅱ 부품 계약으로 K-방산의 중동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중동은 유럽에 이어 K-방산의 핵심 수출지로 떠오르고 있으며, 특히 방공망 관련 무기 교체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