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팅턴 잉걸스와 공동으로 美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사업 입찰
APEC 앞두고 경주서 합의···엔지니어링 합작사 설립도 계획
[시사저널e=김용수 기자] HD현대가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 인더스트리(HII)와 함께 미 해군 차세대 군수지원함 건조 사업에 나선다. 한국과 미국 간 군수지원함 분야의 첫 협력 사례다.
26일 HD현대는 경북 경주 라한셀렉트 호텔에서 헌팅턴 잉걸스와 ‘상선 및 군함 설계·건조 협력에 관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미 해군이 추진 중인 차세대 군수지원함 설계와 건조에 협력하기로 했다. 차세대 군수지원함은 작전 해역에서 전투함에 연료와 물자를 제공하는 함정으로 기존 보급함보다 기동성과 운용 효율성이 향상될 전망이다. 미 해군은 최근 이 함정의 개념 설계를 위한 입찰공고를 낸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98년에 뉴질랜드 해군에 ‘엔데버’함을 최초로 수출한 데 이어, 2020년 ‘아오테아로아’(2020년) 군수지원함을 잇달아 수출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천지급’ 3척과 ‘소양급’ 1척 등 총 4척의 군수지원함을 성공적으로 납품했다.
아울러 양사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미국 내 조선 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도 공동 투자하기로 했다. 동시에 헌팅턴 잉걸스의 뉴포트 뉴스(뉴포트 뉴스 시티)와 잉걸스(미시시피주) 조선소에 블록 모듈과 주요 자재를 공급하며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조선 엔지니어링 합작사 설립과 함정 유지보수(MRO)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모색한다.
주원호 HD현대중공업 특수선사업부 사장은 “이번 MOA는 미 해군이 발주하는 사업에 대한 공동 참여, 미국 내 선박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등 한국과 미국의 대표 방산 조선 기업 간 실질적인 협력 사례”라며 “한국의 첨단 조선 기술과 미국의 방산 시장 경쟁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릭 츄닝 헌팅턴 잉걸스 부사장도 "MOA 체결은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간 조선 협력을 본격화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우리는 HD현대중공업 및 미국과 한국의 정부, 그리고 고객들과 협력해 미국 조선 산업의 기반을 혁신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HD현대와 헌팅턴 잉걸스는 지난 4월 방산협력 MOU를 체결한 뒤, 이달에는 HD현대 실무진이 미시시피 잉걸스 조선소를 방문해 기술 교류를 진행했다. HD현대는 지난달부터 미 해군 7함대의 보급함 ‘USNS 앨런 셰퍼드’ 정비 사업에도 착수하며 미 조선시장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