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 지속···미 지방은행 위기
금은 계속 올라···"비트코인, 디지털 금 맞나"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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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유길연 기자] 비트코인이 이번 주(13~19일)에도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 지방은행 위기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비트코인도 함께 내려갔다. 

19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6분 비트코인은 10만7307달러(약 1억5283만원)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3.28% 하락했다. 지난주말 11만달러선에서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14일 11만6000달러선 부근까지 올랐다. 하지만 우하향 곡석을 그리더니 17일 오후 한 때 10만4212달러까지 내려갔다. 이후 시세가 소폭 회복하면서 현재는 10만70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은 이번주까지 지속됐다. 지난 주 중국 정부가 희토류 및 관련 기술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월부터 중국에 10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 밝혔다. 이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이번 주인 15일(현지시각)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발표를 강하게 비판하며 “동맹국과 공동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 말해 갈등은 더욱 심화됐다. 

더불어 미국 지방은행이 위기에 빠진 점도 위험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자이언스 뱅코프는 16일 자회사인 캘리포니아뱅크앤드트러스트가 취급한 상업·산업대출 가운데 5000만달러(약 709억원) 규모를 회계상 손실로 처리했다고 공시했다. 이 은행은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가 분류한 자산 기준 대형 은행 명단에서 30위를 기록했다. 31위인 웨스턴얼라이언스도 같은 날 일부 차주의 허위 자료를 식별했다고 알렸다. 

소식이 알려진 후 뉴욕 증시는 하락 마감했다. 지난 2023년 발생한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가 다시 재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은 14일 지방은행 부실에 대해 "이는 과잉 대출의 초기 징후"라며 "경기 침체 시 더 큰 신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바퀴벌레 한 마리를 보면 이면에 바퀴벌레가 더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지금은 보이지 않는 부실이 모두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약 10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도한 것도 하락세의 영향을 줬다. 17일(현지시각) 가상자산 전문 매체 코인에디션은 "블랙록이 오늘 약 10억 달러 상당의 약 9000개의 비트코인을 매도했다"며 "이러한 대규모 매도세는 이달 초 12만6000달러 고점에 오른 후 시작된 약세 모멘텀에 더욱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시세가 고꾸라지자 일각에선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한단 지적이 나온다. 비트코인과 달리 금의 시세는 연일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같은 날 장 중 한때 4318.75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넘겼다. 같은 기간 은 현물 가격도 한때 온스당 54.15달러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월가의 대표 증시 강세론자 에드 야데니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제 금이 오히려 물리적 비트코인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금은 새로운 비트코인"이라며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렸지만, 이제는 금을 물리적 비트코인이라고 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금은 전통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헤지 수단이었다"며 "비트코인보다 훨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 자료=코인마켓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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