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펄어비스 불참···국내외 대형 게임사 참가 축소
G-CON과 인디 쇼케이스로 K-게임쇼 활력 회복
자체 기획 콘텐츠로 글로벌 게임쇼 발돋움

[시사저널e=장민영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5’의 흥행 우려가 켜졌다. 다음 달 13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행사는 총 부스 규모가 3010개로 확정됐지만, 이는 지난해 3359개 대비 약 10% 줄어든 수치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의 불참 소식과 글로벌 게임쇼 확대 추세 속에서 업계의 우려도 나왔다. 이에 지스타는 'G-CON' 컨퍼런스 강화와 인디게임 쇼케이스 확대 등 자체 콘텐츠로 내실을 다지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행사 규모는 축소됐지만, 업계 미래 성장을 이끌 콘텐츠로 글로벌 게임쇼로 발돋움하겠단 방침이다.

부스 감소는 국내외 게임사의 참여 저조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대형 부스를 운영했던 넥슨과 펄어비스는 올해 불참을 선언했다. 주요 후원사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넷마블과 네오위즈 등 일부 국내 대형 기업이 신작을 출품하지만, 전체적으로 소규모 참가에 그쳤다. 글로벌 게임 ‘원신’을 서비스하는 호요버스나 넷이즈 등 중국 게임사도 참가하지 않았다. 호요버스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 자체 팬 이벤트 '호요랜드'로 대체했다. 이외 글로벌 대형사들은 '도쿄게임쇼(1138개사 참가)'나 독일 '게임스컴(1568개사 참가)'에서 신작을 선보였다. 국내외 기업들이 지스타 대신 다른 게임쇼를 주요 무대로 여긴단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에 지스타 조직위는 자체 기획 행사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스타 컨퍼런스 G-CON은 '서사(내러티브)'를 주요 주제로 영화·웹툰·애니메이션 분야 '스토리텔러'로 내세웠다. ‘드래곤 퀘스트’ 창시자이자 역할수행게임(RPG) 장르의 아버지로 불리는 호리이 유지가 대담에 나선다. 이 외에도 국내 네오위즈, 프랑스 샌드폴 인터랙티브 등 내러티브 중심 게임으로 성공작들을 배출한 곳의 개발자들이 연사들이 초청됐다. 지스타는 강연을 넘어 관객들과 함께 게임 네러티브에 대해 대담하는 방식으로 행사를 차별화했다. 또 인디게임 행사인 '인디 쇼케이스 2.0: 갤럭시'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개발사도 유치한다.

이는 글로벌 게임 시장 트렌드에 맞춘 변화다. 글로벌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콘솔 게임의 PC 보급을 촉진하면서 네러티브 중심의 PC콘솔 게임들이 각광받고 있다. 또 스팀에서 500만장 판매된 '클레르 옵스퀴르:33원정대' 등 인디 게임 성공 사례가 이어지면서 인디 게임 시장을 새롭게 조명할 무대가 필요해졌다.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인디게임의 비중을 늘리고 있고, 지스타 역시 스팀과 함께 인디 게임 행사를 열며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스타는 글로벌향 게임쇼로 발돋움 기로에 서 있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과금과 수익모델(BM)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스타 역시 과거 그런 국내 게임 행사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웠다. 

하지만 자체 콘텐츠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분석하고 발굴하는 무대가 형성된다면, 글로벌 게임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반대로 대형 게임사들의 발길이 끊기는 게임쇼란 인식이 생길 위험도 있는 만큼, 올해 지스타의 운영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게임쇼를 지향하는 지스타의 향방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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