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 파이프라인 중 항암제 13개···탐색 단계 대부분, 1상 2개
GLP-1 부작용 보완 또는 병용 치료제 개발···파이프라인 2개
공동연구 활발, 오픈이노베이션 결과···“체계적 R&D 진행”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그동안 항암제 중심으로 신약 연구개발(R&D)을 해왔던 삼진제약이 비만 치료제에도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주목된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진제약이 진행하는 신약 파이프라인은 23개로 집계됐다. 이중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13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대사 기능 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이 4개로 파악됐다. 후보 물질 탐색 단계가 대부분이며 임상 1상이 2개 신약후보물질로 파악된다. 이와 관련, 삼진제약은 항암제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며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항암제가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이고 의학적 미충족 수요가 높은 영역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진은 향후 병용요법 및 혁신기술 개발을 통해 암 치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수 있어 면역항암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눈길을 끄는 것은 삼진제약도 최근 업계 흐름인 비만 치료제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점이다. 삼진제약이 지난 8월 AI 기반 신약개발 전문기업 ‘나무아이씨티’와 AI 플랫폼을 활용한 비만치료제 신약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 체중 감량 효과뿐 아니라 근육 보존과 장기 복용 시 안정성까지 고려한 차별화된 기전의 치료제 발굴을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특히 삼진은 기존 GLP-1 치료제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GLP-1 병용 치료제를 개발 중이어서 주목된다. 이 병용 치료제는 근감소증 예방 효과를 확보하면서 대사질환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환자에게 보다 안전하고 통합적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단순하게 GLP-1 계열 치료제 개발을 추종하는 것이 아니라 GLP-1 치료제 부작용을 보완하거나 병용 등으로 체중 감량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약제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병용 치료제는 삼진제약 홈페이지에 공개된 파이프라인 ‘SJN316’과 ‘SJN317’로 파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SJN316과 SJN317 두 파이프라인은 현재 탐색 단계로 판단된다”며 “마곡연구센터를 중심으로 R&D를 진행하는 삼진제약도 업계 추세인 비만 치료제에 적극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탐색 단계로 분석되지만 나무아이씨티와 공동연구 등 향후 진행할 항암제 분야가 적지 않다는 전망이 가능하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실제 삼진제약의 신약 파이프라인에서 두드러지게 파악되는 부분이 공동연구다. 23개 파이프라인 중 10개로 집계됐다. 이처럼 삼진제약이 외부 기관, 업체와 공동연구를 하는 것은 활발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결과로 분석된다. AI 신약개발사나 표적단백질분해 전문사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 국내외 10여개 기업과 협약을 체결한 상태로 파악된다. 복잡하고 장기적인 신약 개발 특성상 외부 네트워크와 협업을 통해 삼진제약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에 집중하고 빠른 의사 결정으로 R&D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시스템을 활용, 혁신적 파이프라인을 조기 확보하고 글로벌 빅파마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회사측 목표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또 다른 흐름인 ADC(항체-약물 접합체)에도 삼진제약은 본격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지난해 9월 ADC 전담 TF팀을 신설, 자체 개발 역량을 강화한 삼진은 면역조절제나 대사조절 등 새로운 payload와 linker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DAC, 이중항체 등 차세대 모달리티 연구 병행으로 기존 ADC 한계를 극복하고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상위권 제약사에 비해 중견 제약사는 자금 등에서 불리한 부분이 적지 않다”라며 “2022년 이수민 연구개발센터장을 영입한 후 체계적으로 R&D를 추진하는 삼진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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