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등 고성능 D램 공급망 지원
삼성SDS·SK텔레콤, AI 데이터센터 공동 구축 협력도
[시사저널e=고명훈 기자] 삼성전자와 SK그룹이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공동 참여를 주 골자로 한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 파트너십을 각각 체결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가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오러클 등 글로벌 기술·투자 기업들과 함께 슈퍼컴퓨터와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오픈AI가 AI 모델 학습 및 서비스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설계하고, 소프트뱅크가 자금 조달, 오러클이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운영 등을 맡았다.
삼성과 SK는 반도체 부문을 비롯한 각 주요 계열사 핵심 역량을 앞세워 이 프로젝트에 공동 협력하기로 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SK그룹은 지난 1일 각각 삼성전자 서초사옥과 SK서린빌딩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맞이하고,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에 대한 상호 협력 관련 협약을 맺었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등 4개사가 참여했으며, 오픈AI와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해양 기술 등 각사의 핵심 역량을 결집해 전방위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먼저, 삼성전자는 오픈AI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고성능·저전력 메모리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지원한단 계획이다. 오픈AI가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D램 생산물량은 웨이퍼 기준 월 90만개가량으로, 삼성전자는 글로벌 최대 생산능력(캐파)을 앞세워 오픈AI가 해당 프로젝트에서 메모리 솔루션 수급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사업 역량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종합반도체 회사로, AI 학습과 추론 전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며, “또, 패키징 기술, 메모리·시스템반도체 융복합 기술 측면에도 오픈AI에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오픈AI와 AI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 기업용 AI 서비스 제공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삼성SDS는 첨단 데이터센터 기술을 기반으로 오픈AI 스타게이트 AI 데이터센터의 설계, 구축, 운영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삼성물산과 삼성중공업은 오픈AI와 플로팅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을 추진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메모리 기술력과 글로벌 반도체업계 1위 생산능력, 안정적인 글로벌 생산 거점을 기반으로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며, 미래 AI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대규모 R&D 투자와 선제적인 국내외 시설 투자, 국내외 우수인재 육성과 유치를 지속할 방침”이라며, “또, 임직원들의 기술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혁신 속도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챗GPT 사내 확대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이 전면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반도체 공급 파트너로 참여한다. 오픈AI의 D램 수요 물량에 맞춰 HBM을 적기 공급할 수 있도록 생산 대응 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오픈AI의 HBM 공급 요청은 웨이퍼 기준으로 현재 전세계 HBM 생산능력의 2배가 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협력을 통해 오픈AI가 GPU 기반 AI 가속기를 확보할 수 있도록 협력하는 한편, 양사 간 협업 역시 지속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오픈A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 서남권에 오픈AI 전용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구축해 ‘한국형 스타게이트(Stargate Korea)’를 실현한단 목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협력에 대해 “글로벌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SK가 핵심 파트너로 참여하게 됐다”며, “메모리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까지 아우르는 SK의 통합 AI 인프라 역량을 이번 파트너십에 집중해 글로벌 AI 인프라 혁신과 대한민국의 국가 AI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