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말 카드사 대출채권 매매이익 4038억원···전년比 9.6%↑
6개 카드사 상반기 순이익 절반 수준
부실채권 매각 확대에 대출채권 매매이익 증가 추세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카드사들이 건전성 지표 악화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같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부실한 대출채권을 매각하는 사례가 늘면서 채권 매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련 이익 역시 증가세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채권 매각을 진행하는 6개 전업 카드사(신한·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4038억원으로 전년 동기(3685억원)보다 9.6% 증가했다. 이는 6개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8213억원)의 49.2%에 달하는 규모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1057억원으로 전년 동기(823억원) 대비 28.4% 늘어나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다. 롯데카드가 875억원으로 1년 새 23.6% 증가하며 뒤를 이었고 KB국민카드는 지난해 6월 283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같은 시점에는 682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연체율 상승으로 카드사들의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대손비용 부담이 가중되자 수익성 방어를 위해 부실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면서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카드사의 연체율은 1.76%로 지난해 말(1.65%) 대비 0.1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4년 말(1.69%) 이후 10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지난해 6월 말 1조700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조3342억원으로 37.2% 급증했다. 연체율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카드사들이 부실채권 정리에 적극적으로 나선 결과로 올해 말 부실채권 매각 규모는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채권 매각이 확대되면서 대출채권 매매이익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카드업계의 대출채권 매매이익은 ▲2021년 말 2230억원 ▲2022년 말 2642억원 ▲2023년 말 5848억원 ▲2024년 말 6320억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이미 지난해 연간 규모의 절반을 넘어선 만큼 올해 연말에는 80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채권 매각이 확대되면서 대출채권 매매이익도 늘어나는 추세”며 “연체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만큼 부실채권 정리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매매이익은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