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주가 상승 흐름···케데헌 콜라보 효과
아누가 참가···신라면 김치볶음면 론칭 예고

[시사저널e=한다원 기자] 삼양식품이 불닭 시리즈로 ‘면비디아(라면+엔비디아)’라는 별명을 얻으며 라면 업계 1위에 등극한 가운데 농심이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로 성장 흐름을 탔다. 농심은 케데헌 협업 제품과 신제품을 내세워 삼양 반격 채비를 갖추겠단 전략이다.

1일 농심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열리는 식품 전시회 ‘아누가(ANUGA) 2025’에 신라면을 대표 브랜드로 내세워 참가한다.

뇽심 독일 아누가 식품 전시회 부스 렌더링 이미지. / 사진=농심
뇽심 독일 아누가 식품 전시회 부스 렌더링 이미지. / 사진=농심
농심-케데헌 콜라보 제품들. / 사진=농심
농심-케데헌 콜라보 제품들. / 사진=농심

아누가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약 14만명 이상이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 전시회다. 글로벌 식품 산업의 최신 트렌드와 기술을 체험하는 장이다.

농심은 이번 박람회에서 ‘신라면 분식’을 콘셉트로 부스를 운영한다. 부스 입구에는 농심이 페루, 일본,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글로벌 농심 라면 체험 공간을 구현해 신라면과 신라면 툼바 시식을 진행한다. 내부는 신라면 툼바, 골드, 똠양 등 다양한 신라면 라인업을 전시한다.

글로벌 시장 타깃 신제품 ‘신라면 김치볶음면’도 론칭한다. 신라면 김치볶음면은 외국인들이 매운맛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국 전통의 김치 맛을 바탕으로 스와이시(Swicy; Sweet & Spicy)한 트렌드를 살린 제품이다. 매콤한 볶음김치 페이스트에 청경채와 김치 플레이크, 참기름의 고소함이 어우러져 감칠맛을 살렸다. 해당 제품은 이르면 10월 말 호주, 대만 등 글로벌 주요 국가를 시작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농심은 케데헌 특수를 제대로 탔다. 농심은 최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애니메이션 케데헌과 공식 협업에 나섰다. 케데헌 등장 캐릭터인 헌트릭스의 루미·미라·조이와 사자 보이즈 호랑이·더피 등을 적용해 콜라보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콜라보 제품은 한국과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한정 운영한다.

농심에 따르면 케데헌 한정판 신라면 1000세트는 1분40초만에 완판됐다. 또 아누가에서 케데헌 협업을 테마로 한 포토존, 신라면의 글로벌 위상을 홍보하는 브랜드 존과 함께 글로벌 유통 바이어 및 거래선 방문에 대한 상담 공간도 갖춰 해외 시장 공략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농심 관계자는 “전 세계 식품업계가 주목하는 아누가에서 농심 신라면이 가진 매운맛의 행복한 가치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SHIN 슬로건을 함께 체험하는 공간에서 글로벌 소비자와 접점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케데헌 협업 제품이 출시된 지난 8월29일 농심 주가는 장중 한때 41만6000원을 기록했다가 41만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후에도 상승세는 계속돼 지난달 12일 장중 57만90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날 농심 주가는 전일 대비 3.24% 오른 44만5500원으로 기록됐다.

일각에선 농심을 삼양식품과 함께 면비디아 종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 등 K-푸드 대표 브랜드 이미지를 굳히며 황제주에 등극한데 이어 성장을 거듭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농심이 1조7608억원으로 삼양식품(1조821억원)을 앞선다. 그러나 시가총액은 이날 기준 삼양식품이 11조7364억원으로 농심(2조7098억원)을 크게 앞서고 있다.

농심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농심 최근 실적 추이. / 표=김은실 디자이너

케데헌 효과는 농심홀딩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심홀딩스는 자체 영업활동이 없는 순수 지주사임에도 농심 해외 성장세 등으로 상승 여력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이날 전일 대비 2.47% 오른 9만94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농심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로서 독립적인 영업활동을 영위하지 않고 자회사로부터 배당금 수익과 용역, 브랜드 사용료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면서 “농심의 해외 성장세,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농심 연결 편입 논의 여지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심 이사회 전원이 농심홀딩스의 사내·사외 이사로 구성돼 있어 형식상 지분율은 과반에 미치지 못하지만 실질적으로 농심홀딩스가 농심 경영을 지배한다고 해석할 여지가 있고, 단순 배당에 의존하는 지주사에서 식품 본업을 직접 반영하는 지주사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추산한 농심의 올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3조5556억원, 영업이익 1824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4%, 11.85% 증가한 규모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18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87%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농심은 내년에도 케데헌, 신제품에 이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예고했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최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 2025에서 “내년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걸그룹을 브랜드 앰배서더로 기용하고 K-컬처 협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농심의 주가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해외 매출 기반 외형 성장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며 “해외 매출 증가세가 가시화되면 3분기 이후 실적 회복과 함께 주가가 추가 반등할 수 있고, 라면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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