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확대에도 적자 개선 미미
인력 재배치·운영 효율화 추진

[시사저널e=최다은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제이엘케이가 국내와 일본 시장에서 동시에 매출 확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해 빠르게 매출 신장이 이뤄지고 있으나,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올해도 흑자전환은 요원해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제이엘케이가 의료AI 솔루션의 국내외 상업화를 추진하며 전년 대비 외형 성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만 매출 확대와 동시에 인건비 및 운영비 증가에 따른 영업비용도 늘어나면서 지난해부터 적자 규모를 키웠다.

공격적인 시장 확대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커지며 수익성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의료 AI 솔루션 해외 판매를 위한 현지 인프라 구축에 비용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2014년 설립된 제이엘케이는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의료 영상 및 임상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질병의 조기 진단, 판독 지원 등 의료 인공지능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2019년 12월 코스닥 상장했다. 특히 뇌졸중을 전문 분야로 AI솔루션을 개발했다. 주요 제품으로는 뇌졸중 토탈 솔루션 ‘MEDIHUB STROKE’과 정밀 암 분석 솔루션으로 전립선암 영역을 검출하는 ‘JPC-01K’를 보유하고 있다. 

제이엘케이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제이엘케이 실적 추이./ 표=김은실 디자이너

제이엘케이는 올해 2분기까지 15억4778만원의 매출을 냈다. 전년 동기(3억6439만원) 대비 매출액은 324.76% 신장했다. 올해 전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04.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국내 시장 확대가 기여했다. 

제이엘케이는 현재 국내 210개 병원에 AI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이 중 190개소가 신의료기술평가(NECA) 등록을 완료했다. 특히 뇌경색 유형 검출 솔루션(JLK-DWI)에 이어 연내 뇌혈관 폐색 검출 솔루션(JLK-LVO)의 보험 수가 발급이 예정돼 있다. 

특히 뇌졸중 AI 솔루션 ‘MEDIHUB STROKE E’는 국내 대학병원 47개 중 85.1%인 40개 병원에 설치를 마쳤다. 종합병원과 일반병원에서 점진적으로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제이엘케이는 국내 CT·MRI 보유 병원 1389개 중 2028년까지 1206곳에 솔루션을 공급해 설치율을 86.8%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일본에서는 2025~2026년에 걸쳐 뇌졸중 풀(Full) 솔루션에 대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PMDA) 허가를 받을 계획이다. 제이엘케이는 지난 7월 일본 종합상사 마루베니 자회사 크레아보와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에서는 2026년 3분기 보험 급여 등재와 수가 인정을 받아 본격적인 매출은 2027년부터 기대된다. 

제이엘케이 매출 현황./ 표=김은실 디자이너
제이엘케이 매출 현황./ 표=김은실 디자이너

다만 공격적인 해외 시장 확장으로 현지 인프라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질적 성장은 없는 상태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62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해 본격적인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인력 채용을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면서 인건비와 각종 운영비가 늘어난 탓이다.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로 볼 수 있는 영업비용은 올해 2분기 7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71억)과 비교해 약 10% 늘었다. 매년 적자가 쌓이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집계된 누적 결손금은 760억원으로 확대됐다.  

지난해 1월 비전선포식을 통해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국내에서 비급여 처방이 시작되고 매출이 올라오기 때문에 턴어라운드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2028년 60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실적 추세를 종합해보면 이 같은 목표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흑자전환 목표 시점도 2026~2027년으로 미뤄졌다.

제이엘케이는 해외 사업의 무게 중심을 일본으로 옮기며 해외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6개 제품을 판매 중이며, 올해 4분기에 추가 허가 2건을 확보할 계획이다. 내부적으로는 인력 재배치와 비용 절감을 목표로 저비용 고효율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인력 재배치를 진행 중이고, 해외 진출도 초기 인프라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직접 판매보다는 유통사 기반의 매출 전략으로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려고 한다”며 “지난해까지는 미국과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 선제적 투자가 늘어나 비용 지출이 늘어났고, 연구개발비도 확대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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