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물질 도입···휴온스, 항암제 첫 경험
박경미 부사장 첫 성과···향후 휴온스가 임상 주도
신약은 안구건조증약···TRX-211 임상 과정 주목  

[시사저널e=이상구 의약전문기자] 안구건조증 치료제에 치중하며 신약을 개발해왔던 휴온스가 항암제에 도전하고 나서 향후 임상 과정 추이가 주목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휴온스는 ‘테라펙스’가 개발한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TRX-211’을 도입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 TRX-211은 EGFR 엑손20 삽입변이 비소세포폐암을 표적하는 경구용 타이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다. 암세포에 대한 항암 활성은 극대화하면서 정상 세포에 대한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돼 2024년 미국암연구학회에서도 연구자들 주목을 받았다. 전체 비소세포폐암 환자 3%를 차지하는 EGFR 엑손20 삽입변이는 표준치료가 정립된 다른 EGFR 변이에 비해 전체 생존기간과 무진행 생존기간이 짧아 치료제 개발이 절실한 암으로 꼽힌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계열 내 최고 약물이 차지할 시장 가치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이같은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도입은 휴온스의 신약 연구개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실제 휴온스는 항암제 자체 신약 개발은 TRX-211이 첫 파이프라인이라고 강조했다. 테라펙스가 진행한 전임상에 이어 휴온스가 향후 임상을 주도하고 테라펙스는 기술적 자문만 제공하는 형태로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그동안 휴온스가 축적한 임상 개발과 인허가, 사업화 역량을 활용해 신속한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개발 업무를 담당하는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두드러진 연구개발 결과를 내놓지 못했던 휴온스가 상당한 준비를 거쳐 이번에 항암제 임상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휴온스의 비소세포폐암 신약후보물질 도입에는 지난해 10월 영입됐던 박경미 부사장이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박 부사장의 첫 번째 성과로 인식되기도 한다. 휴온스는 물론 그룹 전체 연구개발을 업그레이드할 인물로 낙점받아 영입된 박 부사장이 항암제를 선택한 것이며 향후 임상 과정에서 그 능력이 확인된다는 분석이다. 신약 연구개발에서 인력만큼 중요한 것이 비용이다. 2023년과 2024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 비율이 6%에 근접했던 휴온스는 올 상반기 6.53%를 돌파한 상황이다. 회사 차원에서 박 부사장을 지원하는 지표로 분석된다.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실제 박 부사장 영입 이전 휴온스 신약 연구개발에서 구체적 성과가 도출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는 업계 전언이다. 박 부사장 영향력이 얼마나 미쳤는지는 확인이 어렵지만 휴온스는 올 들어 2015년 연구를 개시한 안구건조증 치료 개량신약 ‘HU-007’ 개발을 중단했다. 휴온스가 두 차례 임상 3상을 진행한 품목이지만 가능성만 볼 수는 없어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온스 파이프라인을 보면 유일한 신약후보물질도 안구건조증 치료제 ‘HUC1-394’다. 이 물질은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각결막염 등을 유의하게 개선해 손상된 각막을 회복시키며 주요 병인인 염증과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낮춘 것이 눈에 띈다. 임상 1상 종료를 앞두고 있으며 2상 진입 여부를 올해 안으로 확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휴온스가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주력한 것은 점안제 매출이 많고 점안제 수탁 생산 비중도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단, 안구건조증은 다양한 발병 원인과 효능 평가를 위한 지표 설정, 효능 입증이 어렵다는 사유로 인해 치료제 개발 실패율이 높은 질환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휴온스가 개발하는 개량신약에는 고혈압, 고지혈증 복합제 ‘HUC3-431’과 ‘HUC3-443’이 있다. 2개 품목 모두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제 항암제 임상이 시작된 만큼 휴온스와 박 부사장이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됐다”며 “중견 제약사도 신약 개발 능력이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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