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도 4만여 관객 재즈 축제 즐겨
김윤아·웅산·임용훈 등 정상급 뮤지션 총출동
스트릿댄스와 재즈의 이색콜라보까지 장르 확장
K-재즈 축제의 장을 연 작곡가 조용경 예술감독

사진=수원재즈페스티벌
사진=수원재즈페스티벌

[시사저널e=정준화 기자] 올해로 열 돌을 맞은 ‘수원재즈페스티벌’이 20일 웅산밴드의 무대를 피날레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가을비에도 불구하고 약 1만여명이 몰린 첫날에 이어 둘째 날은 맑은 가을밤 속에서 3만여명의 시민들이 광교호수공원 재미난 밭을 가득 메우며 흥겨운 축제의 마지막을 즐겼다. 이틀간 총 4만여명의 시민들이 함께 만든 10주년 축제였다.

19일 첫날 공연에서는 범프투소울의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재즈 보컬 양지, 미국의 세계적 블루스 키보디스트 브루스 캇츠 밴드(Bruce Katz Band), 라틴재즈 전문가 임용훈&삼비스타스, 김윤아가 순서대로 무대에 올라 약 1만여명의 관객들과 함께 가을비를 감성으로 승화시켰다. 차세대 디바 재즈보컬 양지는 그 명성만큼이나 독보적인 보이스로 관객들을 매료시켰으며, 임용훈의 드럼 솔로는 보이는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브루스 캇츠의 해먼드 B3 오르간 연주와 김윤아의 '야상곡', '봄날은 간다' 등 대표곡들이 비 내리는 야외무대의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20일 이튿날 공연에서는 노드밴드가 잔디광장으로 직접 내려와 시민들과 함께 노래를 주고 받으며 재즈 특유의 즉흥성을 살린 무대로 축제장 분위기의 오프닝 무대를 열어주었다. 코트디부아르 출신 젬베 마스터 이브라힘 코나테(Ibrahim konate)를 중심으로 한 4인조 밴드 떼게레(Tekere)는 서아프리카 멘뎅 전통 음악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강렬하고 깊이 있는 사운드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원초적인 젬베 리듬이 광교호수공원 야외무대에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며 춤을 추기 시작했다.

사진=수원재즈페스티벌
사진=수원재즈페스티벌

이어 무대에 오른 미국의 크로스 밴드(Cros Band)는 코코 테일러(Koko Taylor), 제임스 코튼(James Cotton), 조니 윈터(Johnny Winter), 버디 가이(Buddy Guy) 등 여러 블루스 레전드와 함께해 온 살아있는 전설답게 정통 시카고 블루스의 진수를 선보였다. 재즈 피아니스트 조젤리&지민도로시는 무심한 손끝에서 터져 나오는 독창적인 리듬과 감각적인 편곡으로 다채로운 재즈의 세계를 선보였다. 뒤이어 등장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힙합 프리스타일 댄서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 제이블랙은 재즈 리듬과의 즉흥적 호흡 속에서 음악과 춤이 하나 되는 독창적인 무대를 완성했다. 강렬한 카리스마와 파격적인 무대 매너가 어우러진 퍼포먼스는 재즈페스티벌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며 젊은 관객들로부터 특히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마지막 무대는 국악과 힙합, 재즈가 하나로 어우러진 이색적인 웅산의 무대로 마무리되었다. 웅산밴드는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올해 축제의 취지를 완벽하게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정통 재즈부터 록·블루스·라틴·팝·국악까지 넘나드는 웅산의 독보적 음색은 10주년 축제를 마무리하기에 충분했다.

조용경 예술감독은 “올해 10주년 수원재즈페스티벌은 단순히 공연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재즈가 지닌 다양성과 즉흥성을 시민들과 함께 체험하는 장으로 만들고자 했다”며 “비가 오는 날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시민들과 함께 새로운 K-재즈 축제의 지평을 열 수 있어 뜻깊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도 세계 정상급 뮤지션과 국내 신예, 그리고 타 장르 예술가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무대를 통해 수원재즈페스티벌이 대표적인 K-재즈 축제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수원재즈페스티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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