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 13개월 만에 8만원선 회복
테슬라 칩 계약·HBM4 성과 이어지며 AI 전략 결실
경영 성과 사회적 행보 이어지며 총수 리더십 재부각
[시사저널e=주재한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13개월 만에 8만원선을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와 업황 개선 기대가 겹치면서 증시 주도주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주가 반등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대장주이자 글로벌 반도체 업황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삼성전자가 다시 8만원선을 회복한 것은 시장 심리에 긍정적 신호를 줬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섰다는 점은 반도체 업황 개선을 향한 기대가 현실화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무엇보다 이번 흐름은 글로벌 계약과 전략을 직접 챙긴 이재용 회장의 존재감을 다시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테슬라 계약과 엔비디아 협력, AI 전략 성과로
이번 주가 반등의 핵심 배경은 글로벌 고객사와의 굵직한 계약 소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테슬라와 165억달러 규모의 자율주행 칩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접 “삼성 회장과 고위 경영진과 화상 통화를 했다”고 밝히면서 이재용 회장이 협상 과정에 관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글로벌 고객사와의 직접 소통 능력, 최고경영자의 협상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진 사례라는 점에서 시장이 주목했다.
삼성 파운드리에서 테슬라용 자율주행 AI 칩을 대량 생산하게 되면서 실적 확대와 기술 신뢰도 강화가 기대됐고, 이는 곧 주가 반등으로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그간 파운드리에서 TSMC와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평가를 감안하면, 이번 계약은 단순한 주가 상승 요인에 그치지 않고 신뢰도 회복의 의미가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상을 고려할 때, 이번 장기 계약은 다른 글로벌 고객사로의 확장 가능성도 높인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 HBM4 제품이 엔비디아 품질 평가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먼저 AI 수요의 최대 수혜주로 부상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성능 개선과 공급 안정성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시장 신뢰 회복의 전환점으로 해석됐다. 오랜 기간 7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마침내 8만원선을 다시 돌파했다. 이재용 회장이 강조해온 AI 반도체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법리스크 끝내고 총수 역할 본격화···사회적 행보도 병행
사회적 행보도 병행되고 있다. 장남이 최근 해군 장교로 입대한 사실은 ‘재벌 3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평가를 낳았다. 이는 이 회장이 보여주려는 사회적 책임 의식과 연결돼 해석된다.
삼성은 2022년 ‘5년간 6만명 직접 채용’ 계획을 발표한 뒤 현재도 이를 꾸준히 이행 중이다.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바이오로직스 등 19개 계열사가 하반기 공채를 진행하며 반도체, 바이오, AI 분야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감원에 나서는 와중에도 삼성은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년 일자리 문제 해결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른 시점에서 대규모 고용 약속을 실천한다는 점은 기업 성과와 사회적 기여를 함께 부각시키는 대목이다.
연이은 메가톤급 계약과 AI 전략 성과, 사회적 행보가 겹치며 이 회장의 리더십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후 과제는 확보한 성과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느냐다. 성과와 과제가 교차하는 시점에서 그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프로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주요 경력: 1968년생. 서울대 동양사학과 졸업. 일본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 미국 하버드대 경영학 박사 과정 수학. 1991년 삼성전자 입사. 2012년 삼성전자 부회장 선임. 2022년 삼성전자 회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