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종 케이뱅크 데이터&AI 팀장, 은행권 AI 활용과 케이뱅크 사례 소개
"지난 2023년부터 생성형 AI를 혁신 도구로 삼아 활용 전략 전개"
"보고서 초안 작성, 챗봇 고도화 등 다양한 영역서 생성형 AI 적용"
"고객 접점 확대 및 안전한 금융 서비스 제공 위해 생성형 AI 적용 확대할 것"
[시사저널e=김태영 기자] "생성형 AI는 직원의 업무 방식을 바꾸고 동시에 고객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선사하는 양방향 혁신 도구다.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해 업무를 혁신하고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강화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나가겠다."
김홍종 케이뱅크 데이터&AI 팀장은 18일 시사저널이코노미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제11회 인공지능 국제포럼'에서 '생성형 AI로 변화하는 은행'을 주제로 진행한 강연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김 팀장은 AI 시장 성장세와 맞물려 이를 활용하려는 은행권의 움직임과 케이뱅크의 사례를 소개했다.
"뱅킹은 필수적이지만 은행은 그렇지 않다." 지난 1994년 빌 게이츠의 말을 언급한 김 팀장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금융거래에서 더 이상 책상과 의자는 필요 없게 됐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 돈을 맡기고 보내는 것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은행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브렛 킹이 지난 2018년 출간한 'Bank 4.0'에서는 언제 어디서나 은행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질 것이고 초개인화와 금융의 탈중앙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Bank 4.0으로 가기 위한 IT 기술로는 대표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오픈 API, 블록체인 등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AI가 가장 중요한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은 2023년 2조6000억원에서 2027년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국내 AI 시장 규모는 3조439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2% 성장했다.
일찍이 디지털 전환을 서둘렀던 금융권, 그 중에서도 은행들은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지난 2023년부터는 생성형 AI를 혁신 도구로 삼아 AI 활용 전략을 속도감 있게 전개하고 있다. 생성형 AI란 텍스트, 이미지, 음악, 동영상 등 새로운 콘텐츠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인공지능 기술이다. 김 팀장은 "생성형 AI가 활성화된다면 은행의 업무 생산성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개발, 고객서비스, 마케팅, 리스크 업무가 그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마케팅 문구 추천, 투자 콘텐츠 자동 작성, 내부 보고서 초안 작성, 고객 응대 챗봇 고도화 등 다양한 영역에 생성형 AI를 적용하고 있다. 김 팀장은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업무를 줄이고 직원들은 보다 고차원의 기획과 판단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조직 문화를 재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 2월 금융권 최초로 자체 프라이빗 거대언어모델(LLM)을 구축하면서 외부 API를 호출하지 않고 자체 인프라 내에서만 작동하는 폐쇄형 AI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민감한 금융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도 AI를 금융업무에 특화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반이 되는 모델이다. 외부 클라우드 환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 위험 없이 내부 시스템 내에서 금융 정보 분석, 문서 자동화 등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생성형 AI의 활용 범위를 제도권 내에서 공식화하기 위해 금융당국에 혁신금융서비스를 신청했고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생성형 AI 앱 번역 ▲생성형 AI 상담 어시스턴트(Assistant) ▲생성형 AI 내부 업무 생산성 향상 서비스 등 3건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그는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아래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을 더욱 확대하고 보다 정교한 서비스 운영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이러한 기술 기반을 토대로 고객 접점에서의 AI 활용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가상 금융비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고객 질문에 대한 자동 응답, 맞춤형 금융 서비스 안내, 상품 추천 등의 기능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고객의 니즈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정교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기존의 단순한 챗봇을 넘어서는 지능형 서비스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팀장은 "AI는 이제 은행의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며 "케이뱅크는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더 정교하면서도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AI 적용을 지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