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만 포스코홀딩스 센터장 강연
예측·제어 동시 지능형 자율제조
sLLM 활용·AI 안전 방안도 설명
[시사저널e=최성근 기자] 포스코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을 결합한 ‘지능형 공장(Intelligent Factory)’ 청사진을 공개했다. 자동제어와 예측, 완전 무인화가 가능한 지능형 자율 제조 방향으로 발전시키겠단 구상이다.
이덕만 포스코홀딩스 AI로봇융합연구소 지능화연구센터장은 18일 시사저널e 주최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제11회 인공지능 국제포럼(AIF 2025)’에서 ‘포스코의 인텔리전트 팩토리 여정과 함께하는 인공지능’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현재 우리 철강업은 저출산 고령화, 설비 노후, 글로벌 불확실성 등 구조적 위기를 맞고 있다. 포항·광양 등 핵심 설비는 가동된지 20년 이상이라 고장률 증가에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포스코는 AI 기반 자율생산·의사결정 체계를 현장 전반에 확산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단계적 설비 폐쇄 및 투자, 정비의 데이터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는 세계 최초로 연속 제조공정용 스마트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PosFrame)을 전 공장 78개소에 구축했다. 기존엔 쇳물온도를 2시간마다 직접 확인했지만 스마트고로를 통해 상태를 자동점검, 예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사물인터넷(IoT), 카메라가 자동체크한 데이터에 기반해 1시간 후 상태 예측관리를 하는 방식이다.
도금라인(CGL) 15개소에는 AI 원격 제어시스템 ‘에이아이지엔마스터’(AI-ZnMaster)를 적용해 해외 공장 과도금량을 최대 85%까지 줄였다. 멕시코·태국·인도·중국 법인에 동일 모델을 배포해 글로벌 원 퀄리티(Global One Quality)를 구현했다.
이 센터장은 “포스코는 스마트팩토리에서 인텔리전트 팩토리(지능형 공장)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단위 공장의 자동화에서 주문생산, 판매, 마케팅까지 전체를 이어 최적화하는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분리 자동화는 부분적으로 가능하지만 전체 공장에선 분리자동화가 아직까진 불가능하다”며 “사람과 로봇이 잘 협업해 지능형 자율 제도로 가는게 현재로선 맞는 솔루션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는 사내·외 기술, 문서, 영상, 조업 데이터를 연계해 전문지식에 특화된 이해를 갖춘 경량화언어모델(sLLM) 기반 AI 에이전트를 개발했다. 이 AI 에이전트는 전문지식 제공자(도메인 지식 추출·설명), 의사결정 멘토(구매시점, 재질 추천 등), 자율실행 동료(오작 자동분석, 일정 조율) 등의 역할을 한다. 적용 대상은 구매, 생산계획, R&D, 물류, 법무 등 전 부문이다. 영상 Q&A 기능을 통해 교육 영상을 통째로 보지 않고도 필요한 구간 근거를 바로 조회하고 질의할 수 있으며, 다국어 질의도 지원한다.
이 센터장은 “포스코 사내 유튜브 영상이 1만4000여건 있는데 과거엔 키워드 서칭밖에 안됐다”며 “필요한 영상을 찾아주고 영상 내 내용까지 쉽게 위치 지정해주고, 내용 요약도 가능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데이터 분석 수준의 스마트팩토리 단계를 넘어 원가, 품질, 탄소, 에너지 관점에서 전체 최적화를 추구하는 지능형 공장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뉴스와 정량지표를 결합한 원자재 가격 예측 대시보드, 원료가격 예측 및 구매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대화형 품질설계, 유사특허 비교 분석을 도와줄 특허 AI 에이전트도 가동된다. AI 활용 전제조건과 전략을 사전에 정립해 성과로 연결시키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세이프티볼, 스마트와이어, 포스코가 개발한 안전 관련 플랫폼도 소개했다. 이 센터장은 “스마트세이프티볼은 밀폐 공간에서 질식 사고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그런 센싱 기술이다. 세이프티볼을 밀폐 공간 들어가기 전에 던져서 5종의 가스 상태들을 확인하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작업에 투입될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 와이어는 원료 공장들이 컨베이어 라인들이 수십조로 이어져 있는데 센서를 일일이 다 설치하기 곤란하기에 와이어 위에 센서를 붙이고 그 와이어를 타고 센서가 움직이면서 원격 감시할 수 있는 솔루션”이라고 설명했다.
완전 무인화를 위한 솔루션인 브릿지(Bridge) 기술로 원격 제어 활용이 가능하단 점도 언급했다. 적용 대상으로는 크레인, 하역기, 4족로봇, 지금제어, 균열점검, 야드측정, 통합운전실, 원격운전 등 8개 분야다. 5G·원격카메라·LiDAR 기반으로 고소 작업과 수동 설비 조작을 대체해 위험을 줄이고, 1인 4대 원격 운전을 목표로 한다.
이 센터장은 제조업 이슈 해결을 위해 자동화(AX)·디지털 전환(DX)·로보틱스(RX)의 융합 솔루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일 기업 혁신을 넘어 소재·장비·SW 기업과의 산업 생태계 협업추진이 필요하단 점도 밝혔다.
현장 확산을 위한 조직 문화 원칙도 제시했다. 모든 작업에 AI 초대, 핵심 과정의 인간 개입 유지. 사람처럼 대화하고 역할 명확화, 현재 AI를 앞으로 만나게 될 최악의 AI로 가정하고 지속 개선 추진 등이다.
이 센터장은 “포스코그룹 인텔리전트 팩토리의 성공을 위해선 도메인 문제를 적극 제안하고 부족할지라도 AI 솔루션을 적극 활용하고 보완되도록 해야 한다. 부분 최적화보단 전체 최적화를 바라보고 서로간 노력이 필요하다”며 “자동화가 가속화되도록 데이터를 오픈하고 표준화해 공유해야 하며 도메인 활용 성공사례와 AI앱 활용법을 나누면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