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증시 가파른 상승세, 대기업 계열 상장사가 주도
한화·HD현대 새롭게 100조 클럽 진입···두산·효성도 급성장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1.34포인트(1.54%) 오른 3,395.54로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51.34포인트(1.54%) 오른 3,395.54로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 사진=연합뉴스.

[시사저널e=송준영 기자] 국내 증시가 올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의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시가총액의 연초 대비 증가액만 약 600조원에 달하며, 일부 그룹은 이른바 시가총액 ‘100조 클럽’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14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연합뉴스 의뢰로 30대 그룹 상장사 219곳의 시가총액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들의 시가총액은 2099조8000억원이었다. 이는 올해 1월 2일 1500조2000억원에서 40%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를 그룹별로 살펴보면 영풍을 제외한 29개 그룹의 시가총액이 모두 증가했다. 여기에 삼성·SK 등 일부 대형 그룹을 뺀 25개 그룹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이들 중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그룹사는 한화였다. 같은 기간 한화의 시가총액은 44조8000억원에서 지난 118조1000억원으로 163.7% 폭증하며 100조원 문턱을 넘어섰다. 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조선 계열사인 한화오션이 각각 시가총액 증가액 3위와 5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가가 급등한 것이 배경이 됐다.

미래에셋그룹의 시가총액 증가세도 가팔랐다. 미래에셋그룹은 5조8000억원에서 14조7000억원으로 150% 넘게 증가하며 2위에 올랐다. 상법 개정과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에 따라 주가가 상승한 결과다. 

이 밖에 효성(140.9%↑), 두산(138.8%↑), LS(67.3%↑)도 두 자릿수 시가총액 성장률을 기록했다. 각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효성중공업, 두산에너빌리티, LS일렉트릭이 전력 인프라와 원자력 관련 수요 확대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한 영향이다.

HD현대는 시가총액이 79조원대에서 131조원대로 뛰며 52조원의 증가폭을 기록, 한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를 보였다. SK 역시 200조원에서 319조원으로 59.5% 늘어났다. 농협과 HMM, 카카오 등도 50% 안팎의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시총 규모 기준으로는 삼성이 674조9000억원으로 여전히 1위를 유지하며 전체의 32%를 차지했다. SK 역시 2위를 지켰다. 현대차는 LG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HD현대는 5위를 유지했으며, 한화는 쿠팡을 밀어내고 6위로 올랐다. 두산은 12위에서 8위로, 포스코는 10위로 밀려났다.

그룹사의 이 같은 시총 증가세는 글로벌 AI 열풍과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된 대형주의 강세와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전기 부족에 따른 인프라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고,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선 미국과의 조선협력과 관련된 대형 조선주들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는 최근에도 두드러진 모습인데, 코스피가 최근 사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는 동안 매수세는 대형주에 집중됐다. 이달 들어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8.5% 올랐지만, 중형주(6.2%)와 소형주(4.1%)는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작았다. 코스닥을 포함한 KRX TMI 지수로 봐도 중대형(8.3%)이 소형(6.5%)과 초소형(3.5%)을 크게 웃돌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2주 신고가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는 등 반도체주가 랠리를 주도했고, 방산·조선·금융 대형주도 동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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