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아프·프리즈 서울과 새롭게 문을 여는 ‘디자인 마이애미’까지, 9월의 서울은 예술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빛날 예정이다. 전문가 3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올해 미술 주간의 관전 포인트를 살펴보자.
FRIEZE SEOUL
패트릭리Patrick Lee 프리즈 서울 디렉터
KEY POINT 1 서울을 무대로 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프리즈 서울’은 아시아의 중요한 문화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한국의 다채로운 미술 생태계와 세계 미술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페어에 참여하는 갤러리들뿐 아니라 주요 기관과의 협업, 큐레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이 연결은 더욱 견고해진다. 올해도 서울의 주요 기관들과 협력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으로, 라이브 아트·퍼포먼스 프로그램 〈프리즈 라이브〉에서는 아트선재센터와 함께한 〈오프사이트 2: 열한 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한국의 여성 및 젠더 퀴어 작가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프리즈 필름〉은 ‘제13회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와 협력해 서울시립미술관 옥상에서 일주일간 큐레이션 상영을 진행한다. 〈을지로 나잇〉 프로그램에서는 지역 내 비영리 갤러리를 조명하며, 지역적 특색이 있는 공간을 찾아다니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KEY POINT 2 폭넓은 갤러리 프레젠테이션
프리즈 서울의 강점은 깊이 있고 다양한 갤러리 프레젠테이션이다. 〈포커스 아시아〉 섹션에서는 아시아 갤러리들이 선보이는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프리즈 마스터스〉에서는 고전부터 근·현대 미술까지 이르는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늘날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들이 모인 이 두 섹션에서는 동시대 주요 작가와 그들을 지원하는 갤러리들과 교류할 기회를 선사한다.
KEY POINT 3 ‘프리즈 하우스 서울’의 개관
올해 프리즈 기간에는 새로운 문화 공간 ‘프리즈 하우스 서울’이 약수동에서 문을 연다. 연중 전시와 문화 프로그램을 이어갈 공간으로 기획된 이곳에서는 국내외 갤러리 전시는 물론 다양한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해 토크,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방식으로 예술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개관전으로는 김재석 큐레이터가 기획한 〈UnHouse〉가 예정되어 있으며, 퀴어 아티스트들의 시선으로 ‘집’을 재해석하며 규범적 정체성과 공간 위계를 해체하고 개인적 경험을 시각 언어로 풀어낸다. 프리즈 서울은 이처럼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서울의 문화적 역동성을 높이고 도시와 세계 미술계를 잇는 지속적인 문화·예술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KIAF SEOUL
정현경 키아프 서울 사무국장
KEY POINT 1 올해의 키아프 ‘하이라이트’ 작가
국내외 유수 갤러리들의 출품작 가운데 큐레이터, 교수 등 미술계 전문가들의 심사를 거쳐 선정된 ‘키아프 하이라이트’ 작가 10인의 작품에 주목해보자. 올해는 동시대 시간 예술의 흐름을 반영함과 동시에 새로운 창작 가능성을 제시하는 작가들의 잠재력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작가와 갤러리들 간 관계를 함께 고려하며 심사 과정 전반에서 미술 생태계를 위한 상생 관계를 강조했다. 8월 25일부터 9월 7일까지는 삼성역 인근 아티움, 현대백화점 옥외 광고판, K-POP 광장을 비롯한 총 6개의 대형 전광판에서 키아프 하이라이트 작가 10인의 작품이 동시 상영되며 서울 도심을 예술로 수놓을 예정이다.
KEY POINT 2 키아프 특별전 〈리버스 캐비닛〉
키아프의 방향성과 기획 의지가 집약된 특별전도 시선을 사로잡을 것이다. 올해 특별전인 〈리버스 캐비닛(Reverse Cabinet)〉은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해 일본의 이와타 토모야와 한국의 윤율리 큐레이터가 양국 작가들과 협업해 완성했다. 정금형, 돈선필, 염지혜, 오가영, 다케무라 케이, 다카하시 센 등 6인의 작가가 참여해 예술의 근본적 행위인 ‘수집’과 ‘진열’의 개념을 새롭게 조망한다. 윤율리 큐레이터는 “아트페어라는 환경에 낯설게 놓인 전시를 통해 키아프 특별전만의 미묘한 매력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관람객은 ‘수집’이라는 미술의 근본적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되며 아트페어의 세련된 틀 안에서 현대미술의 거칠고 생동감 있는 면모를 고스란히 마주하게 될 것이다.
KEY POINT 3 대한민국을 수놓는 예술의 향연
초기의 키아프, 프리즈 서울이 유명인과 파티 중심의 문화로 주목받았다면 해가 거듭될수록 미술계 인사가 중심이 된 내실 있는 프로그램, 그리고 예술 그 자체를 중심에 둔 흐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분명 고무적인 변화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3년 전부터 ‘서울아트위크’를,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부터 ‘대한민국미술축제’라는 이름으로 9월에 열리는 전국 각지의 미술 행사를 하나로 묶어 가을을 온전히 미술의 계절로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도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 청주공예비엔날레를 비롯해 리움미술관의 ‘이불’ 개인전과 호암미술관의 ‘루이즈 부르주아’ 전시까지 같은 시기에 이어진다. 미술 애호가들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분주한 기간이 될 것이다.
DESIGN MIAMI.IN SITU
조혜영
한국조형디자인협회 이사장,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 큐레이터
KEY POINT 1 서울에서 만나는 세계적인 한국 작가들
'디자인 마이애미’는 원래 글로벌 디자인 페어지만 올해 서울에서는 한국 작가들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전시 〈창작의 빛: 한국을 비추다(Illuminated: A Spotlight on Korean Design)〉를 연다. 단순히 부스를 나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국내외 주요 갤러리에 소속된 작가들과 해외에서 꾸준히 주목받고 성공적으로 컬렉션되고 있는 아티스트를 주목한다. 영국 런던의 ‘찰스 버넌드 갤러리(Charles Burnand Gallery)’, 미국 LA의 ‘마르타(Marta)’, 뉴욕의 ‘살롱 94 디자인(Salon 94 Design)’, 마이애미의 ‘민디 솔로몬 갤러리(Mindy Solomon Gallery)’를 포함해 해외에서는 12곳의 갤러리가 함께하며, 한국에서는 갤러리 스클로, 솔루나 파인 크래프트 등 4곳이 참여한다. 여기에 독립적으로 참여하는 디자이너와 작가들까지 더해져 전시의 스펙트럼을 더욱 넓힌다.
KEY POINT 2 한국적 디자인과 공예의 힘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지금, 아시아 아트 허브로서 많은 강점을 지니고 있는 한국에서 디자인과 공예를 선보이기에 더없이 좋은 시점이다. 한국 미술의 가장 큰 강점은 ‘물성을 다루는 힘’에 있다. 양혜규, 서도호, 이불 등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아티스트들 역시 물성에 집중한 작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는 한국 창작 정신의 근간이라 할 수 있다. 올해 ‘디자인 마이애미 인 시추’에서는 세계 무대에서 활동 중인 한국 디자인과 공예 작가들이 참여해 독창적이고 한국적인 미를 담고 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디자인 포럼과 기획 전시, 외부 전시 등을 통해 한국 디자인과 공예의 깊이와 가능성을 한층 더 드러낼 예정이다.
KEY POINT 3 현장을 잇는 특별 프로그램
기획 전시는 9월 1일 프리뷰로 시작해 9월 2일부터 14일까지 공식 진행된다. 개막일인 9월 2일에는 해외 유명 갤러리 관계자들과 전시 참여 작가들이 참석해 창작의 배경과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디자인 마이애미 토크’가 예정되어 있다. 또한 작가와 디자이너의 스튜디오를 직접 방문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창작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editor 신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