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4대 은행 신규 채용 규모 645명
전년 동기 대비 95명 줄어
비대면 금융 확대에 영업점 통·폐합 가속···인력 수요 감소 영향
[시사저널e=김희진 기자]
시중은행들의 하반기 채용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용 규모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금융 활성화로 인력 수요가 줄어들면서 은행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하반기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시중은행의 올해 하반기 채용 규모는 총 64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40명)보다 무려 95명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전날 하반기 채용 소식을 발표하며 일반직 신입 공채와 전문 분야 채용, 사무인력 채용 등을 합해 총 100여명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하반기 채용 인원인 130여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0명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KB국민은행도 하반기 신입 및 경력 직원을 180여명 규모로 채용한다고 밝혔다. 핵심직무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전문자격(공인회계사) 부문을 신설했지만 채용 규모 자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0여명)보다 약 20명 줄었다.
하나은행도 ▲종합금융 ▲ICT ▲디지털·AI ▲지역인재 부문에서 하반기 신입행원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이번 채용인원은 170여명으로 1년 전(200여명)보다 30명가량 감소했다. 우리은행 역시 하반기 신입행원 채용 규모가 같은 기간 약 210명에서 195명으로 15명 줄어들었다.
하반기 채용 계획을 밝힌 4개 시중은행 모두 1년 새 채용 규모가 감소했다. 이는 비대면 금융 확산으로 영업점 통폐합이 가속화되면서 인력 수요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됨에 따라 필요한 대면 창구 업무 인력이 줄어들었고 신규 채용 규모 역시 축소되는 흐름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은 올해 상반기 총 112개 영업점(지점·출장소)을 폐쇄했다. 1분기에만 91곳이 문을 닫았고 2분기에도 21곳이 추가로 폐쇄됐다. 지난해 상반기 폐쇄된 영업점이 25곳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4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은행권의 신규 채용 감소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영업점 감소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디지털 전환에 따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인력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 수익성 둔화 부담까지 겹치면서 은행들이 인건비 절감을 통한 비용 관리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금융 확대와 디지털 전환으로 인력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기조로 수익성 둔화 우려까지 커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신규 채용을 과거처럼 확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력직이나 IT 인력 등 꼭 필요한 부문에서는 선별적인 채용이 이뤄질 수 있지만 전반적인 채용 규모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