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 ETF·ETN 통해 일본 주식·채권·엔화가치 투자 가능
ETF보다 ETN이 옵션 다양···환율·롤오버·파생상품 고려해야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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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e=이승용 기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사임 이후 일본 차기 총리 후보들이 재정 확대를 통한 유동성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본 관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로서는 일본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매수하는 것보다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하지만 환율이나 교체매매(롤오버)비용, 파생상품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 日 증시 유동성 장세 본격 시작되나

9일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일본 총리를 선출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 투표는 오는 10월 4일 열리며 10월 10일 총무회에서 정식 결정된다.

현재 차기 총리로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상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아들인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일본 차기 총리가 누가 되건 일본 내 유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자민당과 공명당 정권은 일본 양원에서 과반 의석을 잃은 상태로 야당의 재정 확대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 유력하다.

실제로 이시바 총리가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니케이225 지수는 재정확대에 따른 유동성 확대 기대로 전날 1.45% 급등한 4만3643.81로 마감했고 이날 장중에는 역사상 처음으로 4만4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일본 투자 대상은 주식, 채권, 엔화 등이 대표적이다. 일본 내 유동성 확대가 이뤄진다면 엔화 가치는 하락하고 일본 증시는 급등하게 된다. 일본 정부가 국채를 대거 찍어내 돈을 풀 경우 일본 장기국채 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자들 역시 이 같은 방향성으로 베팅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투자자들로서는 직접 투자보다 ETF나 ETN투자가 편리하다. 일본 주식은 최소주문단위가 100주에 달하기에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낮은 편이다.

특히 국내 증시에서 일본 투자와 관련해 ETF보다 ETN이 더 용이하다는 평가다. ETF 대비 ETN이 인버스와 레버리지 등에서 다양한 상품들이 상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상장 일본 ETF로는 TIGER 일본니케이225 ETF 등 총 14종의 ETF가 상장되어 있고 ETN은 총 23종에 달한다

특히 국내 규정상 레버리지 상품이 ±2배로 묶여있는 ETF와 달리 ETN은 채권형에 한해 최대 ±3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출시가 가능하다. 다만 레버리지 투자를 위해서는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레버리지 투자 관련 사전교육을 이수하고 거래증권사에 사전교육이수 여부를 등록해야 한다.

일본 주식 투자에서도 ETN이 더 다양하다. ETF는 분산투자 원칙에 따라 최소 10개 이상의 종목으로 지수를 구성해야 하지만 ETN은 5개의 소수 종목만으로도 상품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 5대 종합상사(이토추상사·미쓰비시상사·미쓰이물산·마루베니상사·스미모토상사)에 투자하는 한투 일본종합상사TOP5 ETN 등이 대표적이다.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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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롤오버·파생상품 고려해야

일본 투자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변수는 환율이다. 환노출형 ETF나 ETN의 경우 가격이 상승하더라도 일본 엔화 가치가 떨어지면 원화 기준 수익률이 잠식당할 수 있다.

단기 투자라면 환헤지형(H) ETF나 ETN이 환율 변동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 투자시에는 환헤지비용이 가격에 상당 부분 반영되기에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엔화 선물 등에 투자할 경우 롤오버에 따른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롤오버는 선물 투자를 계속하기 위해 만기 전 다음번 만기(차근월물)로 종목을 교체하는 것을 말하는데 보유한 선물을 팔고, 새로운 선물을 사야는 과정에 발생하는 비용이 ETF나 ETN 가격에 반영된다.

특히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높거나 결제월이 멀수록 선물 가격이 높아지는 ‘콘탱고’ 일 경우 롤오버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 단기 투자라면 롤오버 비용 부담이 적지만 장기 투자시에는 수익률을 잠식하는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본 엔화가치 변동에 투자하려면 FX마진거래도 대안이다. FX마진거래는 국제외환시장(Foreign exchange market)에서 개인이 직접 외환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으로 지난 2012년 당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투자금 5000억원으로 반년 만에 1500억원을 번 투자로 세간에 이름이 널리 알려졌다.

FX마진거래는 상승 또는 하락에 베팅하는 양방향 투자가 가능하며 현재 하나증권, 키움증권, 삼성선물 등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레버리지가 10배에 달하는 고위험·고수익 거래라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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