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출처 없는 메시지, 당사 및 사업소 공식 입장 아냐” 선 그어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위치도. / 이미지=시사저널e DB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2지구 위치도. / 이미지=시사저널e DB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서울 강남권 부동산 시장의 아성을 흔드는 성수2지구 재개발 수주전을 두고 지난 주말 삼성물산 철수설이 확산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에서는 경쟁구도가 극도로 치열한 상황에서 발생한 해프닝에 불과하다는 분석과 함께 정비사업 수주 시장 특유의 과열 양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 성동구 성수2지구 조합원 다수에게는 현재 수주를 위해 활발한 홍보활동을 벌이는 삼성물산과 관련한 메시지가 전달됐다. 이 메시지에는 “당사(삼성물산 지칭)가 성수2구역 입찰 참여를 위해 설계비에만 200억원 규모를 투입했으나 대안설계를 진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일정, 홍보기간 6일만 허용 등은 납득할 수 없는 사안이다. 조합과 조합원의 냉엄한 판단을 겸허히 수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표면적으로는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물러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삼성물산은 곧바로 선을 그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관련 문의가 거듭돼 해당 사업소에 확인했으나 당사의 공식입장이 아니다”라며 “직함 등 출처도 없는 출처 불분명한 메시지의 해프닝”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성수2지구는 강북권 최대 규모 정비사업지 중 하나로 꼽힌다. 입찰 참여 의지를 보인 건설사만도 삼성물산과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등으로 3파전이 예고된다.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조합, 대의원, 조합원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충돌하면서 업계 1위를 공고히 한 삼성물산을 흔들어보는 차원이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재개발, 재건축 수주전이 과열되면서 근거 없는 소문과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난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실제 지난 7월 재건축 시공사 선정이 있던 서초구 방배신삼호아파트의 단독입찰한 HDC현대산업개발의 사업 참여를 결정하는 자리에는 "방배 1등 신삼호아파트 재건축사업 업계1등 삼성물산 래미안이 응원합니다"는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이에 삼성물산은 해당 현수막은 당사가 설치한 것이 아니라며 조합에 항의 공문을 보내고 적절한 조치를 요청했다. 일각에서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특정 세력이 허위 정보를 흘려 여론을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시도를 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난달 경찰 수사까지 진행됐다.

업계에서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의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가짜 정보가 조직적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나 조합원 대화창 등을 통해 유포된 정보는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전에 조합원 사이에 빠르게 퍼져 혼란을 키우기도 한다.

한 정비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근거 없는 소문이 전략적 도구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조합원들의 의사결정이 왜곡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니 반드시 사실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성수2지구 재개발 사업은 성동구 성수2가1동 506일대 13만1980㎡에 최고 65층, 총 2359가구의 아파트를 건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총 공사비는 1조7800억원 규모의 초대형 사업으로 3.3㎡당 공사비로 환산하면 약 1160만원 수준이다. 성수1지구와 압구정2구역 보다 공사비가 높은 수준이다.

특히 조합은 입찰 조건으로 입찰보증금 1000억원 전액 현금 납부를 요구해 업계에서는 자금력이 충분한 대형건설사 중심으로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12일 현장설명회를 열고 입찰에 참여 의향이 있는 시공사를 상대로 공사내용 및 입찰참여 안내서 등을 설명한다. 이후 다음달 28일 입찰을 마감하고 12월 20일 시공사를 선정하는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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