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키나락스 플래그십 컨퍼런스 ‘어텐션 2025’ 개최
국내외 산업 특화 AI 기업, ‘에이전틱 AI’ 적용 사례 공유
공공·제조·에너지·국방 등 산업 전반 패러다임 전환 가속
[시사저널e=이창원 기자] AI(인공지능)가 산업 전환의 새로운 표준을 다시 쓰고 있다. 특히 최근 단순한 자동화 단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부상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의 기준은 ‘최적화’에서 ‘초생산성’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이다.
제조·에너지·모빌리티·공공·국방 등 전 산업군에서 이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기업의 경쟁 전략과 국가 산업 정책 전반에도 근본적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는 4일 ‘생각하고, 행동하며, 산업을 바꾸는 AI(AI that Thinks, Acts and Transforms Industries)’를 주제로 플래그십 컨퍼런스 ‘어텐션 2025(ATTENTION 2025)’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LG, 퓨리오사AI, 업스테이지, 리얼월드, 한국수자원공사,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오토에버, 육군사관학교, 엔비디아 등 국내외 주요 AI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에이전틱 AI의 미래를 논의했다.
이들 기업·기관은 산업별 적용 사례와 전략을 공유하는 한편, 산업 전환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해 관심을 모았다.
‘100X 혁신: 산업 AI가 여는 초생산성의 시대’를 주제로 키노트 연사를 맡은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AI는 이제 단순 분석을 넘어 생각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단계로 진화했다”며 “다만, GPT 등 범용 AI는 대화나 텍스트 생성에는 강점을 보이지만, 센서 데이터 해석이나 도면 판독처럼 정밀도가 필요한 산업의 과업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장의 맥락과 전문성을 반영한 도메인 특화 AI 기술과 경험이 부족한 범용 AI는 특정 산업 현장에서 즉각 활용되기 어렵다는 것이 윤 대표의 설명이다. 일례로 제조업의 경우 수십만장의 설계 도면을 검토하는 작업에서 범용 AI는 ‘그럴듯한 수준’으로 처리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도메인 지식에 특화된 AI,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틱 AI가 산업 초생산성을 이끄는 핵심”이라며 “(에이전틱 AI 도입으로) 한 사람이 백 명의 생산성을 발휘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임용섭 마키나락스 CAIO도 “에이전틱 AI는 여러 에이전트가 협력해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서로 상호작용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는 점에서 AI 에이전트와 차이가 있다”며 “목표 달성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처음부터 끝까지 실행하는 지능인 에이전트 AI는 사실상 사람이 하는 대부분의 지식 기반 업무에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마키나락스가 공개한 ‘산업지능화 사례집’에 따르면, 멀티 에이전트 기반의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은 현장 전문가의 지시를 이해하고 자율 제어·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설계 도면 변경 검토 AI는 연간 1000시간 이상의 검토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복잡한 PLC 코드를 해석하는 AI 시스템은 94%의 정확도를 달성했고, 신제품 타이어 디자인 생성 AI는 개발 기간을 최대 50% 단축한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임우형 LG AI 연구원 공동원장 역시 “생성형 AI가 대중화된 이후 이제는 산업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에이전틱 AI로 진화해야 한다”면서, LG는 자체 초거대 언어모델 ‘엑스원(X1)’을 기반으로 생산 스케줄링 자동화, 소재 개발, 화장품 신제품 연구 등 다양한 산업 공정에서 AI가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어 “AI는 더 이상 ‘흥미로운 기술’이 아니라 영업이익과 비용 절감을 직접 견인하는 사업적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음병찬 디스펙터 대표, 허영신 마키나락스 CBO, 정영범 퓨리오사AI 상무, 이활석 업스테이지 CTO, 이강욱 리얼월드 CBO가 참여해 국내 에이전틱 AI 시장의 현재와 과제를 짚었다.
우선 이들은 AI 반도체 분야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반도체로 효율성을 극대화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독자 모델을 확보하고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공·에너지 분야의 사례도 주목을 받았다. 김성훈 한국수자원공사 AI 연구센터장은 홍수 예보와 수자원 관리에서 에이전틱 AI 도입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AI는 단순한 예측을 넘어 홍수 특보 시 네비게이션 경로를 자동 조정하고, 데이터센터의 물 사용을 최적화하며, 하수를 재이용하는 방식으로 자원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 센터장은 마이크로스프트의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 전략, 메타의 강 복원 프로젝트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전 세계 약 1만개 지점에서 AI 기반의 홍수 예측 서비스를 적용 중인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를 통한 자원 관리 혁신 사례들을 언급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밖에도 두산에너빌리티와 현대오토에버는 발전소 운영과 모빌리티·국방 현장에 AI를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며, 산업 전반에서 AI 도입이 필수 불가결한 흐름임을 재확인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산업별 사례와 글로벌 동향은 에이전틱 AI가 단순 자동화 도구를 넘어 산업 전환의 패러다임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윤 대표는 “앞으로 기업은 스스로 특화된 AI 에이전트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며 “기계·프로세스·사람을 하나로 연결하는 AI 생태계가 산업 초생산성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